'웅동학원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씨

허위소송과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씨의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 재판부가 교사범(敎唆犯)이 아닌 공동정범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만약 조씨가 공동정범이 된다면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27일 오전 11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지난 13일 석방된 조씨는 불출석 상태로는 이날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 A씨와 B씨가 서류를 옮기고 파쇄하는 등 전 과정에서 (조씨가) 현장에 함께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증언 등을 고려해도 조씨를 증거인멸 교사범이 아닌 공동정범으로 봐야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자신의 형사사건'에 해당하는 증거를 인멸한 피고인은 처벌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조씨가 공동정범이 된다면 해당 혐의 부분은 무죄가 된다. 재판부는 이를 따져보기 위해 검찰과 조씨 측에 증거인멸 혐의에 대한 의견서 제출을 요청했다.

조씨는 집안에서 운영하는 웅동학원 사무국장을 맡아 허울뿐인 소송을 벌여 학원 재산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웅동중학교 관련 공사계약서와 채권 양도 계약서 등을 꾸며 웅동학원에 소송을 내고, 웅동학원을 무변론 패소시키는 방식으로 51억원의 채권을 챙겼다는 것이다.

또 조씨는 웅동학원 교사 채용 과정에서 1억8000만원의 뒷돈을 받고 필기시험 문제지와 답안지, 수업 실기 문제 등을 흘려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채용비리 공범들에게 돈을 주고 해외로 내보낸 범인도피 혐의도 있다. 공범들은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12일 예정된 조씨의 1심 선고기일을 취소하고 변론을 재개했다. 이어 13일에는 보석허가 조건으로 석방했는데, 조씨의 1심 구속기한 만료(17일)를 사흘 앞둔 시점이었다. 기간내 사건을 끝내기 어려워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씨는 결심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6년을 구형받았다.

재판부는 오는 7월1일에 다음 공판기일을 열고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