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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건 축소·왜곡하면 처벌?…"왜곡 판단은 누가하나"



역사적 사건 축소·왜곡하면 처벌?…"왜곡 판단은 누가하나"
최경환 의원과 5.18역사왜곡처벌농성단이 작년 5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5.18왜곡처벌, 망언의원 퇴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여당 의원들이 5·18 민주화운동 등 역사적 사건을 부인하거나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발의한 일명 '역사왜곡금지법안'이 무리한 입법이라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앞서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31명은 지난 1일 역사왜곡금지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은 신문, 잡지, 라디오, TV 등 출판물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거나 전시회, 집회 등에서 공연히 일제강점기 전쟁범죄, 5·18 민주화운동 또는 4·16 세월호참사 등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부인 또는 현저히 축소·왜곡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을 요지로 한다.

또 같은 방법으로 일제강점기 전쟁범죄, 5·18 민주화운동 또는 4·16 세월호참사 등에 관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독립유공자 등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법안이 발의되자 법조계에서는 헌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는 입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고 그걸 밖으로 표현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자유인데 이를 법적으로 제제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 특정 사안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법을 만드는 것은 법의 기본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법은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처럼 특정 사안에만 적용될 수 있는 법을 제정하기 시작하면 권력을 잡은 쪽에서 마음대로 법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우려다.

판단의 주체가 검찰이 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역사적 사실의 특성상 여러가지 학설과 주장이 있을 수 있고 그 중에 어느 것을 지지하는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인데, 수사기관이 이에 대해 옳고그름을 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도 수사기관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그런 수사기관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판단을 내리면 더욱 큰 비판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현직 검사는 "만약 법안이 통과돼 이 법을 위반한 자들이 검찰로 송치된다면 검사 입장에서는 섣불리 기소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가 내린 판단과 법관이 내린 판단이 먼저 다를 수 있고 검사도 개개인이 인지하고 있는 사실들이 달라 일률적인 결정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역사왜곡금지법안이 현 정부가 폐지하고자 하는 국가보안법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역사왜곡금지법안 제6조 제1항은 일제의 국권침탈과 식민통치를 찬양, 정당화, 미화 또는 지지하거나 일제강점기 전쟁범죄를 부인 또는 현저히 축소·경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거나 그러한 활동을 하는 일본 내 단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단체에 내응하여 그 단체의 활동을 찬양·고무, 선전하거나 동조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양 의원실은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의원실 관계자는 "전체 역사적 사건을 망라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법적 판결이 완료돼 국민적이든 사회적이든 공감대가 형성된 사건들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법안"이라면서 "반론의 여지가 없는 사건들만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안 제3조 제2항에서 학술적 연구, 예술 활동, 보도 또는 이와 유사한 목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하여 한 것인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상위법인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발의된 법안에 대해 제기되는 의견들을 검토해 상임위 입법과정에서 법안을 구체화하는데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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