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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공모' 증거 못찾은 중앙지검…추미애, 수사팀 인사는


'한동훈 공모' 증거 못찾은 중앙지검…추미애, 수사팀 인사는
한동훈 반부패 강력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관심이 쏠렸던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혐의 적시는 없었다. 수사팀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구속 수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수사에도 한 검사장과의 공모 관계를 밝혀내는 데 실패했다.

거꾸로 수사 과정에서 'KBS 오보' 유출 의혹에 휘말리고 한 검사장 압수수색 과정에서 폭행 논란을 빚는 등 수사팀을 비롯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들이 '권언유착' 의혹 당사자가 되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했다. 한 검사장은 "검언유착이 아니라 권언유착과 공작"이라면서 이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며 반격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수사팀도 반발…결국 한동훈 공모 적시못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5일 강요미수 혐의로 이 전 기자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이 전 기자가 구속된 후 20일째로 구속기한 만료일이다. 구속기한 만료를 하루나 이틀 남겨놓고 수사를 마무리하고 기소하는 게 통례지만 수사팀은 전날까지 이 전 기자의 노트북을 디지털포렌식하는 등 증거 찾기를 계속해 기소 날짜를 최대한 미룬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이 이 전 기자 기소 직전까지 찾으려고 했던 것은 한 검사장과의 공모 관계를 입증할 증거로 알려졌다. 이 전 기자의 범죄 혐의를 적는 공소장에 한 검사장과의 공모 관계를 적시하지 못하면 '검언유착'이란 수사의 대전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팀은 당초 부산고검에서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 간 이뤄진 대화 녹취록을 공모 증거로 삼으려 했지만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결과와 녹취록 전문 공개 등으로 이를 증거로 활용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그럼에도 한 검사장의 공모 혐의 적시를 강행하려 했으나 수사팀 내에서도 반발이 일어나는 등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이 되자 결국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계획한다는 선에서 그쳤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검찰의 한 간부급 인사는 "일반적으로 여론의 반향이 큰 사건은 세 가지 정도의 공소장 버전을 준비놓고 여론을 살펴 최종 공소장 내용을 결정한다"며 "이번 사건도 한 검사장의 공모 관계를 적시하고 이 전 기자와 함께 기소하는 버전, 공모 관계 적시 후 이 전 기자만 기소하는 버전, 공모 관계를 적시하지 않고 이 전 기자만 기소하는 버전을 들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동훈 공모' 증거 못찾은 중앙지검…추미애, 수사팀 인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수세에 몰린 서울중앙지검…'권언유착' 수사 요구


수사팀은 한 검사장이 수사에 협조하지 못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여전히 공모 혐의에 여지를 남겼지만 검찰 안팎에선 사실상 '수사 실패'를 자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수사팀 등 서울중앙지검의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사팀은 이미 한 검사장 압수수색 과정에서 독직폭행 논란을 빚어 서울고검 감찰 대상이 됐다. 한 검사장이 물리적 방해행위를 했다고 공보한 경위에 대한 감찰도 같이 이뤄지게 돼 수사팀은 물론 공보를 지시한 '윗선'까지 밝혀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 여기에 'KBS 오보' 유출자로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가 지목된 상태다. 'KBS 오보'의 배후를 밝혀야 한다는 검찰 고발도 이어져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들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한 검사장 측은 이 전 기자 기소 직후 입장문을 내고 "KBS 거짓보도에 이성윤 지검장 등 중앙지검 수사팀이 관련없다면 최소한 설명을 해달라"며 "한 검사장을 독직폭행한 주임검사 정진웅 부장검사를 배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지금까지 중앙지검이 진행하지 않은 MBC와 제보자X, 정치인 등의 '권언유착' 혹은 '공작'에 대해 이제라도 제대로 수사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함구해 포렌식에 착수하지 못했다며 추가 수사 이유를 설명했다.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봐야 공모 여부에 대해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그러나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불기소 및 수사중단을 권유했음에도 불복하고 수사를 계속하기엔 수사팀의 입장이 궁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검찰 내부에선 "수사팀이 입증 못한 걸 피의자인 한 검사장에게 입증하라는 것이냐"는 조소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검찰의 한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이 검찰을 그만둘 수도, 그렇다고 법무연수원에서 벗어날 수도 없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나쁜놈일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알리겠다면서 본인 스스로 지치게 괴롭히는 것"이라며 "정말 검찰이 해서는 안될 '나쁜 수사'"라고 분개했다.

'한동훈 공모' 증거 못찾은 중앙지검…추미애, 수사팀 인사는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영풍(왼쪽 세 번째부터) KBS공영노조부위원장, 이석우 미디어연대 공동대표, 허성권 KBS1노조부위원장 등 KBS 검언유착 의혹사건 진상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허위·왜곡 보도와 공영방송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KBS와 MBC에 대한 고발장 접수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8.05. 20hwan@newsis.com





수사팀 책임자들, 승진 명단 빠지나…"추 장관이 답해야"


검찰 안팎에선 서울중앙지검이 수세에 몰리게 된 상황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어떤 행보를 보일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을 통해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지휘권 박탈 사태까지 감수하며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독려했다. 추 장관은 수사지휘 공문에서 "검사가 기자와 공모해 재소자에게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별건으로 형사 처벌될 수 있다고 협박했다"며 '검언유착'을 전제했다. 또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들이 제시된 상황"이라면서 수사 상황까지 직접 설명에 나서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선 "법무부 장관이 '검언유착'이란 전제 하에 해당 수사를 지휘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왔다. 추 장관의 의지로 인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무리한 수사를 감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지적이다.

검찰 인사를 앞두고 승진에 무감할 수 없는 수사팀 책임자들이 추 장관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수사가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서울중앙지검 주요 인사들은 이번 인사에서 승진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지검장이 고검장으로, 이정현 1차장검사가 검사장으로, 정 부장검사가 차장검사로 각각 승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의 잡음과 공모 관계 입증 실패 등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유임하게 되고 이 차장검사 역시 검사장 승진 명단에서 빠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장검사 역시 현재 보직에 유임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언유착' 수사팀 책임자들이 승진하지 못한다는 건 사실상 추 장관이 이들에게 수사 실패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추 장관 자신도 공모의 증거가 무엇인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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