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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탁의 꼬드김에 양부(養父) 정원을 죽인 여포와 존속살해죄

[the L][남 변호사의 삼국지로(law)]33

편집자주게임과 무협지, 삼국지를 좋아하는 법률가가 잡다한 얘기로 수다를 떨면서 가끔 진지한 내용도 말하고 싶어 적는 글입니다. 혼자만의 수다라는 옹색함 때문에 약간의 법률얘기를 더합니다.





동탁의 꼬드김에 양부(養父) 정원을 죽인 여포와 존속살해죄




십상시가 대장군 하진을 죽인 이후 황제의 어가를 호위한다는 명분으로 권좌에 오른 동탁은 원래 다른 뜻을 품고 있었습니다.

동탁은 황제를 폐위하고 진류왕을 새 황제로 세워 자신의 권력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조정의 대신들을 온명원으로 불러 진류왕을 새 황제로 등극시키는 문제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었는데 사실 말이 논의이지 처음부터 반대하는 대신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대신의 목을 칠 생각이었으니 일방적 통보로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동탁의 계획대로 동탁은 온명원에서 황제의 폐립을 얘기하였는데 이때 겁도 없이 동탁의 말에 당당하게 반대의 뜻을 제기한 사람이 있었고 그가 바로 당시 형주자사였던 정원입니다.

이에 동탁은 원래 계획대로 장검을 뽑아 정원을 죽이려 하였으나 정원의 등 뒤에서 방천화극을 들고 서 있는 사나이가 마음에 걸려 이후 다시 의논하는 것으로 한 발 물러났습니다.

네, 정원의 등 뒤에서 방천화극을 들고 있던 사내가 바로 정원의 양아들인, 그 유명한 ‘여포’입니다.

(연의에서 여포가 정원의 양아들로 표현되었을 뿐 정사 기록에는 그와 같은 내용이 없다고 합니다.)

이후의 일은 모두 아시듯 동탁이 여포를 꼬드겨 꼬드김에 넘어간 여포가 양부인 정원을 죽인 후 동탁과 함께 한다는 내용인데요,

양부를 죽인 여포의 행위는 우리 형법의 ‘존속살해죄’에 해당하여 오늘은 존속살해죄에서의 ‘존속’의 의미를 살펴볼까 합니다.

‘존속’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의미합니다.

① 직계존속이어야 하므로 父, 祖父, 曾祖父 등이 위 존속에 해당하고 행위자의 숙부, 백부 등은 ‘작은 아버지’, ‘큰 아버지’라는 표현에도 불구하고 직계가 아닌 방계이므로 존속살해죄에서의 존속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② 위 ‘존속’에는 행위자의 직계존속 뿐만 아니라 행위자의 배우자의 직계존속도 포함되는데 이때의 배우자는 법률상의 배우자를 의미합니다.

행위자의 父, 祖父, 曾祖父 등 뿐만 아니라 법률상 배우자의 父, 祖父, 曾祖父 등도 ‘존속’에 해당합니다.

단순히 동거하고 있는 사람이나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의 父, 祖父, 曾祖父 등은 위 ‘존속’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법률혼은 부부 쌍방이 ‘혼인생활을 성립∙유지할 의사’를 가지고 ‘혼인신고’까지 한 후 동거하는 상태를 의미하고, 사실혼은 부부 쌍방이 ‘혼인생활을 성립∙유지할 의사’가 있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동거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동거는 함께 살지만 ‘혼인생활을 성립∙유지할 의사’에까지는 이르지 않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③ 자연적으로 형성된 親子관계가 아니라 입양으로 형성된 養親子관계는 어떨까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i) ‘친부모가 아니라 입양을 통해 인위적으로 형성된 관계이니 굳이 형을 가중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겠고, ii) ‘꼭 친부모가 아니더라도 법원을 거쳐 제대로 된 입양을 통해 친부모와 자식과 같은 관계로 살았으니 형을 가중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겠으며 iii) 여기서 더 나아가 ‘꼭 친부모가 아니더라도, 꼭 법원을 거쳐 제대로 된 입양이 아니더라도 양부모와 자식이 실제로 친부모와 자식과 같이 살아 왔다면 그것만으로도 형을 가중할 필요가 있다’라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법원은 이 경우에 ‘법률상 養親子관계’인 경우에만 ‘존속살해죄’의 ‘존속’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딱 잘라 i)과 iii)의 입장이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라 ‘형법은 행위자를 처벌하는 법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취지를 고려하면 필자 생각에도 ii)의 입장이 타당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④ 개정된 민법에는 입양이 되어도 종전의 친자관계가 유지되는 이전의 양자제도와 달리 ‘종전의 친자관계가 모두 소멸하는 친양자’제도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 ‘친양자가 養父를 살해하면 존속살해죄’가 성립함에는 의문이 없습니다만,

친양자가 親父를 살해하면 어떤 죄가 성립할까요?
‘친부와는 더 이상 법률상 친족관계가 아니니 존속살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할 수도 있겠고 ‘법상 친족관계가 소멸되었다 하여도 DNA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니 자연적으로 형성된 親子관계에는 변함이 없어 존속살해죄에 해당한다’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친양자제도가 법제화된 이후 위와 같은 사례가 없어 이 부분에 관한 법원의 판단은 없습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경우에도 親父는 존속살해죄에서의 ‘존속’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인데,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 나서는 안 되겠지만) 혹여 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있다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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