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등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항소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장관 측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김선희 임정엽 권성수)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 전 장관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법정 구속된 상태다.

김 전 장관은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과 함께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환경부 공무원을 시켜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산하 공공기관 임원 15명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의 요구에 따라 환경공단 이사장 등 임원 13명은 사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임명제청권, 임명권 등의 인사권을 가졌다는 점에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제출받을 직무권한이 있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사표 제출을 요구하고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에 대해 "환경부 산하 공무원 및 지휘 감독하는 장관으로서 법령을 준수할 의무가 있고 책임 또한 막중하다"며 "임원들의 사표 징수부터 산하 공공기관 임원의 임명까지 전 과정을 주도했고 사표 징수를 목적으로 표적 감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청와대 등이 내정자를 정한 적이 없고, 지원 행위는 자신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 환경부 공무원들이 알아서 한 것이라고 하는 등 일체의 행위를 부인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김 전 장관의 책임회피도 양형사유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 기일에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부정한 사익을 추구했다"며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에게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