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영화배우 김부선씨의 변호를 맡은 강용석 변호사가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열린 변론기일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을 허언증 환자로 몰았다며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배우 김부선 측이 이 지사가 옛 연인이었다고 재차 주장했다.

7일 서울 동부지법 제16민사부(부장판사 우관제)는 이 지사의 손해배상 혐의 1차 변론을 진행했다. 재판에는 김씨의 대리인 강용석 변호사가 참석했다.

김씨 측은 이날 재판에서 이 지사가 변호사 시절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자신의 조카를 변호했고, 이같은 사실을 당시 연인 관계이던 김씨에게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개인적인 사안을 알려줬기에 이 지사와 김씨가 연인 관계였다는 주장이다.

강 변호사는 "언론에 공개된 적이 없던 내용으로 (김씨와 이 지사가) 그런 관계가 아니라면 도저히 알 수 없다"며 "그 판결문을 증거로 신청하겠다"고 했다.

김씨 측은 아울러 방송인 김어준, 주진우, 공지영씨에 대한 증인을 신청하며 이 지사의 신체도 검증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씨는 이 지사와 자신이 연인 관계라고 주장하면서 이 지사의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는데, 이 지사는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 이를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강 변호사는 이에 대해 "경기도지사가 수원 아주대 병원에서 '셀프 검증'을 했는데 어떻게 이를 증거로 인정하겠나"며 "제대로 된 검증을 통해 확인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 지사 측 변호인은 "직접 진단서를 받고 검찰도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며 "수술의 흔적도 김씨의 주장과 전혀 사실이 다르다는 내용도 진단서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위 진단서 작성시 무거운 범죄인데 검찰은 진단서의 신빙성을 그대로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씨 측의 증인 신청 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재판부는 "(김씨가) 신청한 증인들은 이미 검찰 조사에 진술 내용이 있는데다가 직접 (관계를) 목격한 것이 아니라 김씨한테 들은 사람들이라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신체검사와 판결문에 대해서도 강 변호사가 강하게 증거 채택을 주장하자 "민감한 개인정보"라며 "신청서를 내면 검토를 통해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강 변호사는 이날 재판 뒤 기자들과 만나 여권 유력 정치인들이 이 지사의 스캔들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이 지사의 민주당 공천 당시 김씨 측이 여권 인사 A씨를 통해 당시 당대표에게 이 지사와의 관계 등을 전달했다"며 "이후 이 지사가 김씨에게 전화해 당장 해당 내용을 내리라고 요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는 2018년 '여배우 스캔들' 의혹 당시 이 지사로 인해 허언증 환자와 마약 상습 복용자로 몰렸다며 3억원 규모의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해 김씨는 서울남부지검에 이 지사에게 공직선거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제출했다가 "더 이상 시달리기 싫다"며 일부를 취하했다.

이 지사 등의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8월 25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