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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신 맞고 사지마비, 인과성 없다"더니…6년 만에 뒤집힌 사건

[남변이 귀를 쫑끗 세우고 왔습니다-12]'인플루엔자백신-사지마비' 소송 대리해 인과관계 인정받은 양진석 변호사

편집자주"내 가족이 백신을 맞고 죽었습니다, 정말 인과관계가 없는 건가요?" 코로나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지도 벌써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습니다.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로 우리가 코로나를 어느 정도 극복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때이기도 합니다. 백신의 긍정적인 효과에도 백신부작용이나 부작용이 의심되는 사례로 일부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질병관리청은 극히 일부의 예를 제외하고 그런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한결같이 '백신접종과 결과와의 관련성을 찾지 못하였으므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을 하면서도 백신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이 내린 백신접종과 (사망이나 장애라는) 중대한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판단에 선뜻 동의할 수 없는 필자는 최근 소송을 대리해 대법원까지 가서 백신접종과 사지마비라는 중대한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받은 양진석 변호사(법무법인 소원 강남사무소)를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얘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서울 강남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양진석 변호사(오른쪽)와 남민준 명예기자(변호사). /사진=남민준
남민준 변호사(남변): 최근 대법원까지 가서 백신접종과 사지마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 받은 것으로 안다. 어떤 사건이었나.

양진석 변호사(양변): 2014년 10월 초 보건소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한 후 약 1~2주 후에 길랭-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에 의해 사지가 마비되는 중증 장애를(1급장애) 얻었음에도 질병관리본부가(현재 질병관리청)가 백신접종과 사지마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아 감염병예방법에 규정된 보상을 받지 못해 질병관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대법원까지 갔던 사건이다.

남변: 구체적으로 어떤 백신이었나, 지금과 마찬가지로 나라가 접종을 권장하던 백신이었나.

양변: 감염병예방법상 제1급 감염병으로 지정되어 '필수예방접종'에 해당하는(감염병예방법 제24조, '시장, 구청장 등은 이 질병에 관하여 관할 보건소를 통하여 필수예방접종을 실시하여야 한다') 예방주사로 특히 노약자들이 관할보건소에서 많이 맞았다.

남변: 이름이 참 어렵다, 길랭-바레 증후권이란 게 뭔가.

양변: 의사가 아니다 보니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소송 과정에서 찾아 본 자료에 의하면 100만 명 중에서 0.15명 정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다, 이 자료는 예전에 신종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후 길랭-바레 증후권이 발생하여 질병관리본부가 연구용역을 맡겨 만들어진 자료다. 길랭-바레 증후군으로 의심되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10만 명에 중에서 1.31명 정도였다.

남변: 소송의 과정은 어땠나. 변호사들끼리 하는 얘기지만 2심에서 새롭게 제출된 증거 없이 1심의 판단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 어떤 마음으로 소송을 대리했었나.

양변: 1심에서는 각하(소송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을 때 내리는 판결)판결을 받았지만 예비적 판단으로 기각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사실 각하 부분은 소송에서 다뤄지지 않은 부분이라 예상 외였다. 희박한 확률이지만 분명히 인과관계에 관한 자료가 있었고 당사자의 피해(사지마비로 인한 1급장애)가 심각했는데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하니 당사자의 사정이 딱하기도 하고 내 스스로도 억울했다. 더군다나 앞서 언급한 자료는 질병관리본부가 용역을 맡겨 나온 자료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한 것처럼 '건강했다-사망하거나 중증장애가 생겼다' 사이에 '사망이나 중증장애가 발생할 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업이 백신접종이라는 사건만 있다면' 인과관계를 인정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다. 사건의 당사자는 평소에 건강했고 접종 외에 사지마비가 올만한 사정은 전혀 없었는데 인과관계를 인정해주지 않으니 무척 억울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원고의 청구가 인용됐고, 대법원이 항소심 판결을 확정해 원고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치료비와 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남변: 소송의 과정에서 인과관계가 주된 쟁점이었나.

양변: 그렇다. 예방접종과 사지마비 사이의 인과관계.

'예방접종은 실시 과정에서 드물기는 하지만 불가피하게 부작용이 발생하지만 예방접종의 사회적 위험성과 이에 따른 국가적 차원의 권장 필요성,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 등의 사정을 포함하여 간접적 사정을 고려할 때 인과관계가 추단되는 경우에는 인과관계의 증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런 인과관계의 추단에는 접종과 장애 발생 사이의 시간적, 공간적 밀접성, 피해자가 입은 장애 등이 의학이론이나 경험칙상 불가능하지 않은 점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 부분이 우리의 주장이었고 판결문에 적힌 내용이기도 하다.

의뢰인은 평소에 건강했고, 10월 6일 접종해서 그달 13일 정도에 하지 마비가 시작되면서 시간적 밀접성이 있었으며 길랭-바레 증후군은 드물지만 부작용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입은 장애'는 발생이 불가능한 장애가 아니었다.

남변: 대법원까지 갔다면 꽤 시간이 걸렸을 것 같다.

양변: 다행히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기각이 나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소송 과정은 2년 반 정도? 하지만 실제 장애가 발생한 때로부터 보면 보상을 받기까지 약 5~6년 정도 걸렸다.

남변: 항상 묻는 마지막 질문이다. 꿈이 있나

양변: 거창한 꿈이 있는 건 아니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변호사 일을 하면서 억울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서도 적지 않은 피해 사례가 있을 것 같다. 이런 사례가 그런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인터뷰 후기]

필자가 애초 양변호사를 인터뷰한 이유는 백신접종과 중대한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해 얘기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망이나 중증 장애의 결과만 없다면 '백신접종의 이익이 더 크다'는 명제에 선뜻 동의할 수 있겠습니다만 백신접종으로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사망하거나 백신을 접종하고 불과 3시간이 안 되는 시간 내에 사망한 경우에도 질병관리청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결같이 '백신접종과의 인과관계를 확인치 못하였으니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러나 보상과 관련한 인과관계는 자연과학적 인과의 개념이 아닌 규범적 인과의 개념이기 때문에 판결문이 지적한 바와 같이 '예방접종의 위험성과 국가적 차원의 권장필요성, 손해의 공평하고 타당한 분담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중한 결과가 백신접종으로는 발생할 수 없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으면'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국가와 공공단체가 앞다퉈 백신접종을 권장해 놓고서는 막상 중한 결과가 발생하였을 때는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 하였기 때문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관련성이 없다는 점을 명백히 밝히지 못 하였고 백신접종과 중한 결과 사이에 중한 결과를 야기할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개입되지 않은 경우'에는 인과관계를 인정해야 합니다.

보상에 따른 재원이 문제될 수 있겠지만 광범위한 규모로 지급되는 재난지원금 10만 원 또는 25만 원에서 그 금액을 조금 줄이면 적어도 중증장애가 발생한 피해자에게 지급할 보상금이 마련되지 않을까 합니다(그런 보상금을 다 합해도 조 단위의 금액까지는 되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국가유공자나 보훈대상자를 정할 때 6.25나 월남전에 참전해서 '언제, 어디서, 어떤 경위로 실종되거나 사망했는지'를 따져 그에 관한 명확한 자료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코로나라는 적과 싸우기 위해 무수히 많은 사람이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백신을 접종하는 방법으로 참전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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