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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의 연이은 수사기관 항의 방문…"중립 훼손" vs "이해돼"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로 제보했던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하며 관련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2.1.12/뉴스1

유력 대선 후보들이 연루된 수사 사건의 진척이 더딘 가운데 여·야가 수사기관을 항의 방문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검찰은 정당의 항의 방문이 '정치적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며 방문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오히려 "의혹이 해소 안되는 수사 상황을 감안하면 방문이 이해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20여명이 검찰 수사에 항의를 표하기 위해 12일 오후 대검찰청을 방문했다. 최근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의 최초 제보자가 숨진 일에 검찰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지지부진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적극 수사를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의원들은 대검 청사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막아서는 방호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김오수 검찰총장과 단독 면담을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않아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와 면담을 한 뒤 돌아갔다.

방문 다음날 대검은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정상적인 공무수행에 지장을 주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정치권의 항의 방문에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의 다양한 의견은 경청하겠으나 집단 항의 방문은 규정에 따라 앞으로 수용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안 사건 수사와 공판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고 공정하게 소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의 수사기관 항의 방문은 '대장동'과 '고발 사주' 의혹 사건 수사가 시작된 뒤 종종 발생했다.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들은 지난달 1일과 22일 대장동 사건을 전담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대장동 사건 적극 수사를 촉구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항의 방문을 피할 수 없었다. 박주민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피의자인 '고발 사주' 사건 적극 수사를 촉구하며 11월25일 공수처에 추가 고발장을 냈다. 국민의힘도 당 의원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이유를 밝히라며 지난달 23일 항의 방문해 김진욱 처장과 면담했다. 김 처장은 의원들이 방문하자 3시간쯤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과천=뉴스1) 이재명 기자 = 장제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의원, 윤한홍 의원이 2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항의방문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23/뉴스1

법률전문가들은 정치권의 항의 방문이 수사기관의 중립성·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권력을 가진 의원들 방문이 잦아지면 수사기관이 위축되거나 수사 방향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최근 항의 방문을 두고는 불가피하다거나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사안의 중요성이 큰 데 반해 장기간 수사 결론이 나지 않고 있어서다.

공수처와 검찰은 각각 지난해 9월 초순과 하순 사건 수사에 착수했는데, 이때부터 '선거날인 3월9일 전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결론이 늦어질수록 '수사기관이 한 후보를 불리하게 만들려고 한다'는 의심이 힘을 얻어 수사 신뢰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유권자들도 투표 전 합리적 판단을 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과 공수처는 아직 의혹의 핵심에 못다가가고 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장동, 고발 사주뿐 아니라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으로 권오수 회장도 기소해놓고 김건희씨 결론은 미루는 등 빨리 처분할 수 있는 일들을 미루고 있다"며 "국민이 볼 때는 의혹이 안 풀리는데 법무부는 '수사 잘하고 있다'고 반복하니 의원들이 대신해 의사를 표현해줄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익명을 요청한 법조인은 "검찰은 현정부의 편파적 인사 때문에, 공수처는 여당의 비호를 받는다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고 있었다"며 "곧 대선인데 의혹 해소가 안 되니 여·야가 항의 방문을 안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항의 방문 안받는다'는 대검이 뻔뻔하다"고 했다.

이어 "김 총장이나 김 처장이 의원들을 피하려는 모습이 더 당당하지 못해보인다"며 "몇번 온다고 해서 법과 원칙대로 수사하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왜 피하려고 하느냐"고 덧붙였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중립성을 지킨다는 확신을 줬으면 의원들이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기관들이 미흡한 게 원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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