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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곧 다가올 메타버스 세상, 이번엔 제대로 준비해야

[theL]

정수호 법무법인 르네상스 대표변호사

몇 년 전 광풍으로까지 불린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많이 사그라든 듯하다.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땅은 굳지 못한 채 척박하다. 그간 정부는 가상자산 투기는 억제하되 블록체인 기술은 육성한다는 기조를 천명해왔지만 새로운 기술에 기반을 둔 혁신적 서비스의 국내 출현은 아직 요원해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의 지나친 규제 방침을 탓하지만 장기간 방치된 무법 상황을 지적하는 견해도 있다. 어찌됐건 제대로 된 법?제도가 적시에 준비되지 못했다는 측면에서는 이견이 없다.

지난 수년간 블록체인 내지 가상자산 업계와 소통하며 자문을 제공해온 변호사로서 업계의 최신 화두가 탈중앙화금융(De-Fi)을 지나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등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음을 확연히 체감 중이다. 특히 정부는 지난달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법?제도 정비 관련 내용도 담겼다. 그 중 자율규제, 최소규제, 선제적 규제혁신 원칙을 정비하고 메타버스 규제 샌드박스팀을 구성?운영하겠다는 대목이 가장 먼저 다가왔다. 메타버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윤리적?불법적 행위나 디지털자산 거래 증가 등에 따른 법적 쟁점 해소를 위한 법제 연구, 저작권 관련 법?제도적 쟁점을 발굴해 선제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등의 내용도 반가웠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제대로 된 법?제도가 미비했다는 기존의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그 내용이 나름 상세하고 구체적이다. 계획대로 법?제도가 비교적 신속히 마련된다면 이번엔 뭔가 다를 지도 모른다. 다만 메타버스 세상에 뛰어들기를 고대하고 있는 사람이자 국내 관련 산업의 발전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법조인으로서 몇 가지 의견만 첨언하려 한다.

향후 관련 법?제도를 구체적으로 마련하기에 앞서 곧 다가올 메타버스 세상의 모습과 그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그 세상에서 얻고자 하는 효용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단순히 VR기기를 착용하고 현실과 괴리된 온라인 공간에 접속해 게임을 하는 수준으로 치부하고, 그 오?남용에 따른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어설픈 규제만 성급히 도입되어서는 곤란하다.

메타버스를 비교적 잘 구현했다고 평가받는 영화(레디 플레이어 원)이나 애니메이션(소드 아트 온라인)을 통해 메타버스에 참여하고자 하는 주된 동기는 무엇인지, 메타버스의 파급력은 어디에서 오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그것은 메타버스 세상에서 다양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 동시에 메타버스와 현실이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플랫폼, 디바이스, 콘텐츠, 인재 양성, 특화시설 연계 지원 등 메타버스 관련 산업분야 전체를 아우른다. 하지만 정작 국내의 기술수준 현황이나 각 분야별 글로벌 선도 업체와의 기술 격차 등은 면밀히 검토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전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기기 및 서비스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몰입감과 감동을 선사하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메타버스 세상에 대비한 국내 법?제도를 마련함에 있어서는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이를 통해 선택과 집중이 자연스럽게 달성되도록 유도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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