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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사고 벌금형' 숨긴 행보관의 '존버'…대법 "징계시효 지났다"

[theL] '징계시효는 징계권자가 알았을 때가 아닌 '징계사유가 발생했을 때부터'

/사진=뉴시스
군인과 공무원에게는 공소시효와 같은 '징계시효'가 존재한다. 군인이 민간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뒤 그 내용을 부대에 보고하지 않고 숨겼을 때, 이를 '보고의무 위반'으로 제재할 수 있는 징계시효는 형사처벌을 받은 시점부터 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김선수)는 육군 부사관 A씨가 제23보병사단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무효확인소송의 상고심에서 A씨가 패소한 2심 판결을 3월11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군에서는 군인이 민간에서 징역·벌금과 같은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그 내용을 바탕으로 파면·강등·정직 등 징계나 진급누락과 같은 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 있다. 또 군은 군인에게 형사처벌 내용을 보고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23사단에서 육군 부사관으로 복무하다 음주운전 중 추돌사고를 낸 뒤 2015년 9월14일 법원으로부터 벌금 400만원의 약식명령 처분을 받은 A씨는 이 사실을 부대에 알리지 않았다.

군 인사법에 따르면 뇌물이나 군 자산에 대한 배임·횡령·절도·사기 이외 범죄의 징계시효는 3년이다. A씨의 벌금형 처분사실은 4년이 지난 시점인 2019년 11월14일 감사원의 통보로 군 당국에 뒤늦게 알려졌지만, A씨는 결국 부대로부터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게 됐다.

부대 측은 A씨를 '지시불이행'으로 징계할 수 있다고 봤다. 군에서는 민간에서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이를 보고하도록 하는 각종 행정지시를 주기적으로 내리고 있었는데, A씨가 이 지시를 위반했다는 취지다.

A씨 측은 이러한 지시에 대해 "보고의무를 계속하여 부과함으로써 사실상 징계시효가 없는 징계사유를 만든 것"이라며 법원에 무효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1심은 부대 측의 손을 들어줬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재판부는 "지시를 위반한 경우 징계대상이 되는 행위는 '형사처분 사실에 대한 보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행위이지, '형사처분에 대한 범죄사실' 자체나 '형사처분을 받은 사실' 자체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2심도 마찬가지였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는 "행정지시가 군사법원에서 처벌을 받은 사람과 민간법원에서 처벌을 받은 후 보고하지 않은 사람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사람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인사상 불균형을 방지한다"며 A씨에게 내려진 징계가 정당했다고 봤다. 하지만, 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군 인사법이 징계시효 제도를 둔 취지'에 대해 2007년 7월 대법판례를 인용해 "비위가 있더라도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않았거나 못한 경우 그 사실상태가 일정기간 계속되면 그 적법성·타당성을 묻지 않고 그 상태를 존중함으로써 군인직무의 안정성을 보장하려는 데에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법은 "징계시효는 원칙적으로 징계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기산되는 것이지 징계권자가 징계사유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기산된다고 볼 수 없다"며 하급심의 판단에 "징계시효의 기산점에 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의 파기환송심을 앞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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