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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전용 수면방 앞에서 통성기도를 하는 등 영업을 방해하는 개신교 단체 집회 현장에 출동하고도 해산요청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찰관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의 조치를 권고했다.

29일 인권위에 따르면 침해구제 제1위원회(위원장 이상철)는 서울 서초경찰서 정보관 등을 상대로 제기된 진정 사건에 대해 경찰서장이 사건 관련 경찰관들을 '서면주의' 조치하도록 하는 권고를 이달 19일 의결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개신교 단체 A는 지난해 5월24일 서울의 한 남성 수면방 앞 골목에 대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기도회' 집회신고서를 냈다.

A단체는 5월28일부터 9월3일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 8시쯤부터 약 1시간 동안 반동성애 관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수면방 주변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찬송가를 부르고, 통성기도를 했다. 현장에 "가학·피학적 동성애성업소 앞 기도회"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쳐놓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A단체를 대표하는 B씨를 상대로 지난해 6월5일 제기된 가처분 신청을 9월7일 일부 인용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B씨에 대해 △수면방 반경 50m 이내 접근 및 집회·시위 △특정 단어를 사용한 명예훼손 행위를 금지했다.

진정인은 가처분과 별개로 A단체가 소음을 일으키고 주변 통행을 제한해 영업을 방해했음에도 집회를 관리하던 현장 경찰관의 조치가 미흡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A단체의 집회가 현수막 등을 보았을 때 "피해자의 명예 및 평판을 저해하려는 행위"라며 "정당한 영업행위를 방해하려는 행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관들이 "신고 목적·방법을 뚜렷이 벗어난 행위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는 자진 해산을 요청하고 불응하면 명령하는 등 조치를 했어야 한다"며 "영상을 봐도 경찰관들의 이런 행위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인권위는 "오히려 경찰관들이 업소 건너편에서 집회를 준비하던 A단체를 업소 입구로 이동하여 개최하도록 유도했다"며 "피해자의 영업행위가 더욱 심각하게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피해자의 영업을 방해하는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들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피해자의 인격권과 직업수행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였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