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KEB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첫 공판이 11일 열렸지만 기록 검토 등이 부족해 2분만에 종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혜림 판사는 이날 오전 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부위원장에 대한 공판을 열어 검찰로부터 공소요지를 들었다.

검찰은 "정 전 부위원장이 최서원, 박근혜(전 대통령), 안종범(전 경제수석)과 순차 공모해 영향력 미칠 수 있는 금융위 부위원장 지위를 이용, 하나금융그룹이 이상화 당시 지점장을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임명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 전 부위원장 측은 "직전 금요일에 기록열람등사가 완료돼 변론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다음 기일에 변론요지를 진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은 곧바로 종료됐다.

이상화 전 본부장은 2015년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독일에 체류하던 최씨 딸 정유라씨에게 부동산 구매와 대출 등을 도와준 인물이다.

이후 하나은행은 정기인사철이 아닌 2016년 2월 글로벌 영업본부조직 개편을 통해 본부장직을 추가 신설했고 이 전 본부장을 임명했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은 청와대가 정 전 부위원장을 통해 하나금융그룹에 이 전 본부장의 승진을 청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2017년 6월 하나금융그룹의 인사 업무를 방해했다며 정 전 부위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업무방해, 강요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4년여간 수사한 검찰은 지난해 12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고 업무방해와 강요 혐의만 적용해 정 전 부위원장을 약식기소했으나 법원은 지난달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달 22일 2차 공판기일을 열고 심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