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KT 본사. 2020.6.18/뉴스1

법원이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의혹을 받는 황창규 전 KT 회장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0부(부장판사 배광국)는 KT노동인권센터가 황 전 회장의 무혐의 처분에 불복해 낸 재정신청을 지난 6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021년 11월4일 국회의원 99명을 상대로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혐의로 KT 전·현직 임원 9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구현모 KT 대표에 대해서는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KT는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산 뒤 수수료를 떼고 현금화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를 받는다.

KT는 국회의원 1인당 후원 한도인 500만원이 넘는 돈을 제공하기 위해 임직원 29명을 동원했으며 일부 직원은 가족이나 지인의 명의까지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쪼개기 후원' 방식으로 360회에 걸쳐 국회의원 99명에게 총 4억 379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검찰은 당시 대표이사였던 황 전 이사에 대해서는 "범행에 대한 공모관계가 인정되지 않았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고발인 측은 검찰의 황 전 회장 불기소 처분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고검은 황 전 회장의 불기소 처분은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불복한 고발인 측은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냈으나 마찬가지로 기각됐다.

한편 구 대표는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지난달 6일부터 정치자금법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 공판 절차가 각각 다른 재판부에서 진행 중이다. 구 대표는 정치후원금을 송금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CR부문의 부탁을 받을 때 불법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