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6조원대의 투자자-국가간 국제중재(ISDS) 결과가 당초 예상됐던 31일 오전 7시를 넘긴 시간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1시까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공지를 통해 "ICSID(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 사무국이 공식 업무 마감시간까지 판정문을 송달하지 않았다"며 "ICSID 업무시간 마감 이후 판정문이 오는 경우도 있어 현지(미국 워싱턴DC) 시각으로 30일 자정(한국시각 31일 오후 1시)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CSID의 론스타 사건 중재판정부는 당초 현지시각으로 30일 론스타 소송 관련 판정 결과를 전달할 것으로 법무부에 통보했다. 한국시간 30일 밤 10시부터 31일 아침 7시까지가 현지 업무시간이다.


ISDS는 해외 투자자가 투자국의 법령이나 정책 등으로 손해를 봤을 때 국제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론스타는 2012년 11월 우리 정부를 상대로 46억7950만달러(6조3136억원) 규모의 ISDS를 제기했다.

2003년 외환은행을 2조1000억원에 인수한 뒤 2007년 HSBC(홍콩상하이은행)에 매각하려던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매각 승인을 지연해 매각이 무산, 손해를 봤다는 게 론스타의 주장이다. 론스타는 2012년 외환은행을 3조9157억원에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최종 매각가격이 당초 계약가격보다 낮춰진 데도 한국 정부가 압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다.

ICSID는 2013년 10월 서면 심리를 시작해 올해 6월 말 중재 절차 종료를 선언했다. 론스타가 소송을 제기한 지 10년만이다. 일반적으로 ISDS 최종 판정까지 3~4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정부와 론스타의 공방이 치열했거나 공개되지 않은 막후 협상 노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나온다.

ICSID가 일방적으로 론스타 주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한국 정부의 완전한 승소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정부가 패소하면 세금으로 막대한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