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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살해범' 영장 기각 판사 징계하라"…전문가 '현실적' 조언은

진보당 서대문구위원회가 진행중인 '여성혐오범죄 강력 처벌 및 구속영장 기각 판사 징계 촉구 서명운동'/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신당역 역무원 화장실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과거 벌인 범죄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든다. 전문가들은 법관 개인의 판결을 질타하기보다 구속영장 발부율이 낮고 발부 조건이 까다로운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보당이 서울 서대문구와 부산 등 일부 당 지역위원회에서 '여성혐오범죄 강력 처벌 및 구속영장 기각 판사 징계 촉구 서명운동'을 진행중이다. 진보당 서대문구위원회는 오는 20일 오전 0시까지 서명을 받아 이후 서부지방법원에 요구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적잖은 시민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역무원을 살해한 전모씨(31)가 성폭력처벌법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됐지만 법원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한 공분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법관 개인의 판단을 비난하기보다 구속영장 발부 조건이 까다로운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실적으로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는 것만으로 징계하긴 어렵다. 법관징계법에 따르면 '직무상의 의무에 위배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거나 법원 또는 법관으로서의 위신을 실추하게 한 경우'에 법관을 징계할 수 있다.

박도민 법률사무소 수훈 변호사는 "판사는 주거 불확실, 증거인멸 우려, 도주 우려 등을 놓고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기준을 벗어난 판단이 아니었다면 징계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 법원이 적극적으로 영장을 발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제70조 2항에서는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을 구속영장 발부 고려사항으로 규정했다.

스토킹 범죄에서는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할 때 재범 위험성이나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를 좀더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 변호사는 "스토킹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유죄 가능성이 충분히 소명되는 경우에 한해 적극적으로 구속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토킹 범죄를 중범죄로 분류할 수 있도록 형량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현재 형법 체계에서 스토킹 범죄는 중범죄로 구분되지 않아 판사 입장에서는 영장 발부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토킹처벌법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는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에 처한다. 흉기 또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면 5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가능하다.

궁극적으로는 구속영장 발부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속 피고인의 경우 심급별로 최장 6개월 총 1년 6개월까지 구속할 수 있지만 보석 비율은 극히 낮아 무죄추정의 원칙을 고려해야 하는 판사 입장에선 구속영장 발부를 엄격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

2020년 구속 상태로 1심 재판을 받은 피고인은 2만1753명인데 이 기간 보석을 청구한 인원 5692명 중 1755명의 보석이 인용됐다. 총 구속 피고인 중 8%만 보석으로 석방된 셈이다. 미국이나 EU(유럽연합) 등 선진국에서 보석 비율은 40% 수준에 달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최장 1년 6개월까지 피의자의 자유를 박탈할 수 있는 구속영장을 판사가 쉽게 발부하기는 어렵다"며 "초기 단계에서 판사가 구속영장을 보다 쉽게 발부할 수 있도록 하고 보증금 납입 혹은 전자감독장치(전자발찌) 부착을 조건으로 보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교통공사에서 직위해제된 남성 역무원 전씨는 지난 14일 저녁 9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동료 역무원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전날 전씨의 살인 혐의를 보복살인으로 변경했으며 오는 19일 전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한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정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 14일 밤 9시쯤 서울교통공사에서 근무하다 직위 해제된 30대 피의자 A씨는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피의자 A는 피해자를 지속해서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2022.9.1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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