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많은 사건들이 서초동 법조타운으로 모여 듭니다. 365일, 법조타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인간의 체온인 36.5도의 온기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차를 따르려면 주전자보다 잔이 낮아야 하는 것이 세상 이치다. 이치를 거슬러 아침에 일찍 일어나겠다고 하면서 밤에 늦게 자고,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면서 돈 쓸 궁리부터 하고, 좋은 관계를 원한다면서 내 주장만 하는 등 이치에 어긋난 일을 하면 타인에게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 할 마지막 검찰수장의 국회 인사 청문회가 진행된다. 김오수 후보자가 그 대상이다. 김 후보는 감사위원을 비롯해 금융감독원장 등 여러 기관의 주요 직위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그래서일까. 우스갯소리로 김오수 전 법무차관이 '5수'끝에 총장 후보가 됐다는 말이 생겨났다.
김 전 차관의 후보 지명은 순탄하지 않았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에서 먼저 2명의 후보를 선발한 1차 투표에서는 아예 순위에도 없었고 2차투표에서도 2위로 간신히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박범계 법무장관 책상에 올라간 최종 후보 4명 중 최하위였다.
추천위의 의견을 감안하면 총장 후보는 1위였던 조남관 대검차장이 되는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4명의 후보가 공개되자 김 후보가 최종 낙점될 것이란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김 후보에 대해 인권보호 등 주요 검찰개혁 과제를 추진했으며 신뢰받고 공정한 검찰을 구현하기 위한 리더십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법무차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박상기, 조국, 추미애 전 장관과 함께 했다. 3명의 장관과 법무행정을 이어 갔으니 실무 능력은 인정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검찰총장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예스맨'이라는 인식도 존재한다. 그는 조국 전 장관 수사에 윤석열 당시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 발족을 제안하면서 논란의 당사자가 됐고 공정의 저울추가 친정부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후보를 감사위원으로 제청해달라는 청와대의 요구를 최재형 감사원장이 거절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검찰총장은 정치 외풍을 막고 수사가 본연의 길을 오롯이 갈 수 있도록 조직을 지켜낼 뚝심과 역량, 내부의 신망이 있어야 한다. 부패 척결을 하면서도 공정성을 담보하는 수사를 이뤄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나 정치권의 수사에 방탄(防彈)을 자처해서는 곤란하다. 방탄이 아닌 방풍(防風)의 성곽이 돼서 검찰의 독립성·중립성 확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
김 후보가 총장에 임명된다면 '인사'라는 시험대에 바로 서게 된다. 주목할 부분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다. '수사외압' 혐의로 기소된 이 지검장은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여기에 이용구 법무차관도 택시기사 폭행 의혹 사건으로 기소 가능성이 높다. 누구보다 법과 질서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와 검찰의 간부들이 줄줄이 피의자나 피고인인 셈이다.
김 후보는 총장이 되면 바로 이런 인사를 놓고 박 장관과 논의를 해야 한다. 박범계 장관은 이와 관련해 "기소와 징계는 투트랙으로 별개로 간다"고 밝혔다. 징계를 받아도 인사에서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는 말로도 들린다. 박 장관은 인사의 중요 원칙은 정치적 중립이라고 밝히면서도 친여 인사에 있어서는 더할 수 없는 관대함을 보인다. 눈밖에난 한동훈 검사장이 검언유착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법무연수원으로 좌천된 것과는 사뭇 비교가 된다. 상황이 이러한데 과연 김 후보가 이 지검장이나 이 차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인사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흔들리는 검찰의 인사 독립성과 중립성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미국의 정치철학자 존롤스는 자신의 저서 '사회정의론'을 통해 "사상과 학문의 연구에서 진리가 제 1의 덕목이라면 사회제도에 있어서는 정의가 바로 제1척도다"라고 했다. 덧붙여 "정의는 어떠한 정치적 타협이나 경제적 이득에 의해서도 침해될 수 없다"고 했다. 그것이 이치다. 정의는 타협의 대상이 될 수도 없고 정치공학적인 이해득실에 따라 거래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된다.
물론, 아직 취임 전이다. 김오수 후보에 대한 많은 우려와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지만 예상일 뿐이다. 김 후보는 이런 의구심이 기우였음을 향후 행보에서 입증해야 한다. 오직 국민만을 보고 갈때 '김오수의 검찰'은 정의의 길위에 바로 설 수 있고, 진정한 검찰개혁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 할 마지막 검찰수장의 국회 인사 청문회가 진행된다. 김오수 후보자가 그 대상이다. 김 후보는 감사위원을 비롯해 금융감독원장 등 여러 기관의 주요 직위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그래서일까. 우스갯소리로 김오수 전 법무차관이 '5수'끝에 총장 후보가 됐다는 말이 생겨났다.
김 전 차관의 후보 지명은 순탄하지 않았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에서 먼저 2명의 후보를 선발한 1차 투표에서는 아예 순위에도 없었고 2차투표에서도 2위로 간신히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박범계 법무장관 책상에 올라간 최종 후보 4명 중 최하위였다.
추천위의 의견을 감안하면 총장 후보는 1위였던 조남관 대검차장이 되는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4명의 후보가 공개되자 김 후보가 최종 낙점될 것이란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김 후보에 대해 인권보호 등 주요 검찰개혁 과제를 추진했으며 신뢰받고 공정한 검찰을 구현하기 위한 리더십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법무차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박상기, 조국, 추미애 전 장관과 함께 했다. 3명의 장관과 법무행정을 이어 갔으니 실무 능력은 인정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검찰총장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예스맨'이라는 인식도 존재한다. 그는 조국 전 장관 수사에 윤석열 당시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 발족을 제안하면서 논란의 당사자가 됐고 공정의 저울추가 친정부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후보를 감사위원으로 제청해달라는 청와대의 요구를 최재형 감사원장이 거절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검찰총장은 정치 외풍을 막고 수사가 본연의 길을 오롯이 갈 수 있도록 조직을 지켜낼 뚝심과 역량, 내부의 신망이 있어야 한다. 부패 척결을 하면서도 공정성을 담보하는 수사를 이뤄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나 정치권의 수사에 방탄(防彈)을 자처해서는 곤란하다. 방탄이 아닌 방풍(防風)의 성곽이 돼서 검찰의 독립성·중립성 확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
김 후보가 총장에 임명된다면 '인사'라는 시험대에 바로 서게 된다. 주목할 부분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다. '수사외압' 혐의로 기소된 이 지검장은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여기에 이용구 법무차관도 택시기사 폭행 의혹 사건으로 기소 가능성이 높다. 누구보다 법과 질서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와 검찰의 간부들이 줄줄이 피의자나 피고인인 셈이다.
김 후보는 총장이 되면 바로 이런 인사를 놓고 박 장관과 논의를 해야 한다. 박범계 장관은 이와 관련해 "기소와 징계는 투트랙으로 별개로 간다"고 밝혔다. 징계를 받아도 인사에서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는 말로도 들린다. 박 장관은 인사의 중요 원칙은 정치적 중립이라고 밝히면서도 친여 인사에 있어서는 더할 수 없는 관대함을 보인다. 눈밖에난 한동훈 검사장이 검언유착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법무연수원으로 좌천된 것과는 사뭇 비교가 된다. 상황이 이러한데 과연 김 후보가 이 지검장이나 이 차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인사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흔들리는 검찰의 인사 독립성과 중립성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미국의 정치철학자 존롤스는 자신의 저서 '사회정의론'을 통해 "사상과 학문의 연구에서 진리가 제 1의 덕목이라면 사회제도에 있어서는 정의가 바로 제1척도다"라고 했다. 덧붙여 "정의는 어떠한 정치적 타협이나 경제적 이득에 의해서도 침해될 수 없다"고 했다. 그것이 이치다. 정의는 타협의 대상이 될 수도 없고 정치공학적인 이해득실에 따라 거래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된다.
물론, 아직 취임 전이다. 김오수 후보에 대한 많은 우려와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지만 예상일 뿐이다. 김 후보는 이런 의구심이 기우였음을 향후 행보에서 입증해야 한다. 오직 국민만을 보고 갈때 '김오수의 검찰'은 정의의 길위에 바로 설 수 있고, 진정한 검찰개혁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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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준 부장(법조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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