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경기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 처음으로 발생한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김용 대변인이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9.17/뉴스1

대선 자금 명목으로 8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김 부원장에 대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전날 김 부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원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와 공모해 지난해 4~8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로부터 4회에 걸쳐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돈이 오간 것으로 특정된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후보 경선을 준비하던 때다. 김 부원장은 당시 이재명 대표 캠프의 총괄본부장으로 대선 자금 조달과 조직 관리 등 업무를 담당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지난해 2월 유 전 본부장에개 대선 자금 용도로 20억원 가량을 요구했다고 보고 있다. 김 부원장이 대장동 개발 사업의 막대한 시세차익을 명목으로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해 남 변호사 등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이를 남 변호사에게 전달했고, 남 변호사가 여러 차례에 걸쳐 현금을 준비해 정민용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을 거쳐 김 부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8억4700만원 중 김 부원장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된 금액은 6억원가량으로 파악했다. 지난해 9월 대장동 특혜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부담을 느낀 김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1억원을 돌려주고 또 다른 1억원은 유 전 본부장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 등을 공범으로 보고 8억4700만원 전부를 불법 정치자금으로 판단했다.

김 부원장이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되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된 민주연구원 압수수색도 조만간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9일 김 부원장을 체포하고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민주당 의원들과 8시간 대치 끝에 철수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좌고우면 하지 않고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적법절차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가겠다"며 재집행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