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가 지난 6월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대장동 개발 배임 의혹' 3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떠오른 8억여원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전달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가 "나는 전달자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변호사는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남욱 변호사의 요청으로 돈을 받아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것일 뿐 이후의 용처는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의 최측근인 이모씨에게 8억4700만원을 전달받아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인물이다.

정 변호사의 변호인은 "남 변호사가 '이거 동규 형 갖다주라'고 해서 8억4700만원을 받아 전달했다가 1억원은 다시 (남 변호사에게) 돌려줬다"며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금액은) 정확하게는 7억4700만원"이라고 밝혔다.

또 "정 변호사는 전달해주라니까 전달해준 것이고 어디에 쓸 거냐, 누구 줄 거냐 이런 걸 물어볼 상황이 아니었다"며 "그냥 심부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정 변호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공범으로) 입건된 것도 아니고 검찰에서도 증거관계를 확인하려고 조사받은 것이 전부"라며 "의미 있는 건 만든 사람(남욱 변호사), 갖다준 사람(정 변호사), 전달한 사람(유 전 본부장) 세 명이 똑같은 이야길 하는데 왜 (김 부원장) 부인하고 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김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 등으로부터 8억여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발로 영장 집행이 불발된 지 닷새만인 전날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22일 구속된 김 부원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