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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이 기술 유출 범죄를 막기 위해 '기술유출범죄 수사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 수사지휘·지원 체계를 개편했다. 또 산업부·특허청 등 정부기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 등 민간기구와 '기술유출범죄 대응 네트워크'를 가동한다.

27일 대검에 따르면 앞으로 기술유출 범죄 수사는 대검 과학수사부(과수부) 사이버수사과가 지휘한다. 수사에 필요한 전문적인 과학수사지원 인력을 보유한 곳으로 기능을 옮겨 수사의 효율성을 올리겠다는 취지다. 이제까지 반부패·강력부에서 담당했다.

검찰은 기술유출범죄 수사 지휘와 지원, 첩보분석, 유관기관 협력을 위해 지난달 19일 대검 과수부에 기술유출범죄 수사지원센터 설치했다.

대검 관계자는 "디지털증거 등이 포함된 기술유출범죄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라며 "과수부 사이버수사과는 소스코드 분석, 전문프로그램을 활용한 대량의 디지털증거 검색·분석,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통한 수사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아울러 대검은 관련 수사기법을 연구·개발하는 한편 기술유출범죄 관련 교육과정을 신설해 전담 수사관을 양성할 계획이다.

대검은 새로운 수사체계를 안착시키기 위해 일선 검찰청의 수사전담부서와 함께 기술유출범죄 전담부장 회의를 지난달 29일 열었다. 회의에서는 대검 수사지원센터 역할과 기능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기술유출범죄 수사의 주안점을 논의했다.

검찰에서는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가 관련 범죄를 수사하고 있다. 해당 부서에는 이공계 전공자 등 경력검사, 변리사, 특허청 파견 특허수사 자문관 등이 배치돼 협업한다.

대검은 유관 정부기관과 수차례 간담회를 열어 기술유출범죄 대응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기관 간 네트워크를 가동하기로 했다. 간담회에는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관세청 등 이 참여했다. 또 전경련, 기술보호협회 등 민간기구로부터 기술유출 수사와 재판 관련 건의사항, 관련 법령과 제도 개선사항 등을 청취할 수 있는 소통창구를 마련했다.

대검 관계자는 "기업이 긴 시간 큰 규모의 자금을 들여 개발한 기술이 유출되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며 "피해회복도 어려워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뿐아니라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가경제의 발전에도 중대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술유출 범죄는 치밀하고 은밀하게 일어나는 암수범죄인 경우가 많다"며 "기소를 하더라도 실제 법원이 선고하는 형량이 범죄의 중대성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대검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약 5년 간 기술유출 적발건수는 112건이다. 이중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이 36건이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35건(국가핵심기술 22건) △중소기업 68건(11건) △기타 9건(3건)이다. 분야별로 나누면 △디스플레이 26건(7건) △반도체 24건(8건) △전기전자 14건(4건) △자동차 9건(4건) △정보통신 9건(3건) △조선 8건(7건) △기계 8건(2건) △기타 14건(1건)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이성범)는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의 반도체 초순수시스템 관련 첨단기술과 반도체 파운드리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엔지니어 등 10명을 최근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해외 반도체 회사로의 이직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검 관계자는 "사건처리 기준을 강화하고 법원 양형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 양형기준도 강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해 범죄의 경제적 요인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범죄발생을 억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