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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승진 후 주 51.5시간 근무→등산하다 사망…"산재 불인정", 왜

[theL] 유족급여·장의비 청구한 아내 패소

/사진=뉴스1
주 51.5시간을 일하고 겨울 아침에 등산하다 숨진 회사원이 아내에게 산재 유족급여조차 남기지 못하게 된 판례가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A씨의 아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장의비 부지급 처분취소 청구소송에 대해 최근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7년 1월1일 입사 17년 만에 이사로 승진했다. 그는 같은해 2월25일 주말을 맞아 수원 광교산을 오르던 중 정상에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사망했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추정됐다.

A씨는 고객사 기술지원·자문 등을 수행하는 부서장으로 일했다. 주 5일 40시간 근무하는 정규직이었지만 정규 근로시간은 지켜지지 않았다. A씨의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사망일로부터 △1주간 51시간 29분 △4주간 51시간 6분 △3달간 47시간 45분이었다. 그는 2017년 1월8일부터 같은달 22일까지 미국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진술은 엇갈렸다. 한 동료는 "본사로부터 A씨가 수백억원짜리 계약 건을 지시받아 업무 부담감이 높았다"고 했다. 반면 회사 측은 "A씨가 모든 업무를 총괄하진 않았고, 특정 제품군만 담당했다"고 밝혔다.

아내는 "A씨가 밤늦게까지 고객사의 민원성 메일과 전화를 받는 등 정신적 긴장이 심한 업무에 종사하며 과로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또 "사망 전 3달 동안 승진 때문에 업무 부담이 늘었고, 해외출장 등으로 누적된 과로·스트레스가 심장질환 같은 위험인자를 급격하고 뚜렷하게 악화시켰다"며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건강검진 결과 A씨는 2013년과 2016년 고지혈증 소견을 받았지만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았다. 사망 당시엔 금연했지만 15년간 하루 20개비 가량 담배를 피웠다. 재판부는 이를 지적하며 "사망 당일 영하에 가까운 기온에도 갑작스럽게 등산하는 바람에 운동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몸에 무리가 와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업무에 대해서도 "스트레스가 보통의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정도를 초과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A씨의 아내가 항소를 포기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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