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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합의서 제출에 위증까지…검찰 못 피해간 '꼼수 감형'

서울고법 법정. /사진=뉴시스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이철수씨(가명)는 지난해 7월 나경호씨(가명)에게 "근로자들의 합의서를 받아주면 20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나씨는 이씨의 제안을 승낙하고 근로자 3명의 이름이 적힌 합의서를 출력해 도장집에서 피해자들 이름으로 만든 도장으로 합의서를 작성한 뒤 이씨에게 건넸다.

검찰은 나씨가 근로자들과 이씨를 속이고 합의서를 건넨 뒤 돈을 받아냈다며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지난해 11월 불구속 기소했다. 나씨가 변호사가 아닌데도 중재·화해·법률문서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사기·변호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이 위조 합의서 꼼수감형 시도를 엄단한 사례다. 사건 조사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이 맡았다. 검찰은 일부 근로자들로부터 "나씨에게 합의를 위임한 적이 없다"는 진술을 들은 뒤 나씨로부터 범행을 자백받았다. 이씨가 근로자들을 속여 합의서를 받아달라고 요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합의서가 위조됐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고 재판에 제출됐다면 재판부의 판단을 왜곡할 수 있었다.

검찰은 지난해 대검찰청의 꼼수감형 방지대책 지시 이후 합의서 위조 등을 통한 꼼수감형 시도를 사법질서 방해죄로 보고 강경 대응하고 있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이 적발한 위증 혐의 사례도 그렇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재판 중인 피고인 한기형씨(가명)가 제출한 허위 증거에 들어맞도록 거짓 진술을 해준 김모씨를 위증 혐의로 지난해 11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씨는 사건과 관련 있는 A씨가 형사사건으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고 항소 중이라고 2020년 7월 진술했다. 하지만 A씨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한씨는 다음해 5월 자신의 진술과 부합하도록 '대법원 나의 사건 검색화면'을 위조해 제출했다.

한씨와 동료 관계인 김씨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신문에서 "A씨를 고소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다. 다른 사람이 A씨 사건을 검색했을 때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검색이 됐다가 갑자기 안 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김씨가 위증을 했다고 의심해 조사를 벌인 뒤 자백을 받아 지난해 11월 위증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은 진술 전 '거짓말을 하면 위증의 벌을 받겠다'는 선서를 해 위증하면 처벌될 수 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나의 사건 검색 화면'이 편집된 허위 증거임을 증명했다"며 "한씨는 '김씨로부터 나의 사건 검색 화면 이미지를 전송받아 A씨가 처벌 받았다고 믿었다'고 했지만 해당 이미지 전송 일자가 피고인의 허위 진술 시점 이후였다"고 밝혔다. 법정에서 거짓 진술한 한씨 벌금형도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폭 인상됐다.

서울중앙지검도 강도 피해자인 외국인 성매매 여성들로부터 합의서를 받은 척 꾸민 피고인들을 발견해 감형을 막아냈다. 피고인 B씨 등은 2021년 10~11월 폭행·협박을 동원해 여성들로부터 금품을 갈취한 혐의(특수강도)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피해자 명의의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허위 합의서로 드러났다.

피고인들은 업주 유모씨가 3000만원을 받고 합의서를 받아줬다고 진술했지만 검찰 수사관이 피해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피해자들은 "합의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전원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면서 "제출한 합의서만으로는 피해자들이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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