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의 02-724-7792

법 뉴스

"태광 '김치·와인' 강매에 이호진 전 회장 관여"…대법, 파기환송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황제보석' 논란을 빚고 있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12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항소심 1회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8.12.12/뉴스1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과거 계열사간 부적절한 김치·와인 거래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태광그룹 계열사에 특수관계인 지분 100%인 업체들로부터 김치와 와인을 구매해 이익을 몰아주지 말라고 시정명령을 내린 것도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6일 태광그룹 계열사 19곳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과징금납부명령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이 전 회장에 대한 공정위의 시정명령이 위법하다는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공정위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을 취소해달라는 태광그룹 계열사들의 상고도 기각했다.

공정위는 2019년 6월 태광그룹이 계열사에 김치와 와인을 고가로 강매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20억원을 부과하고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계열사들은 휘슬링락CC(옛 티시스)로부터 2014~2016년 시중보다 비싼 가격으로 총 95억원어치의 김치를 산 것으로 조사됐다. 와인은 이 전 회장 부인이 대표이사를 맡은 메르뱅에서 총 46억원어치를 산 것으로 드러났다.

태광그룹 계열사들은 공정위의 과징금부과납부 명령과 시정명령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함상훈)는 지난해 2월17일 공정위가 태광급룹 계열사에 부과한 과징금에 대해서는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이 전 회장에게 내린 시정명령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날 선고공판에서 원심 판단을 뒤집으며 "김치·와인거래는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전 회장이 거래에 관여했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회장은 태광그룹의 의사결정 과정에 지배적 역할을 한 사람"이라며 "김치 거래가 티시스에 안정적 이익을 제공해 태광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이 전 회장의 아들 이모씨로의 경영권 승계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또 "태광그룹에서 티시스가 차지한 중요성을 따져보면 티시스와 다른 계열사와의 거래는 지배구조와 관련된 중요사항 또는 중요 경영사항"이라며 "경영기획실이 이 전 회장에게 보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전 회장이 평소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회사(티시스)에 대한 계열사의 이익제공을 장려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면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가 요구하는 사항을 임직원들이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그룹 시너지가 중요 평가항목으로 포함된 계열사 평가기준을 이 전 회장이 승인하면서 계열사 경영진이 티시스 등을 지원할 동기를 부여했다"며 "이 전 회장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이런 거래를 하고 성과로 인정받으려고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