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 전경. 2018.6.17/뉴스1

앞으로 가상자산 범죄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지갑주소만 있으면 이 지갑이 어느 거래소에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검찰이 2년 전부터 국내거래소에 한정해 운영하던 가상자산 주소조회 시스템을 해외로까지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자금세탁을 보다 쉽게 적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 15일 '사이버수사 시스템 고도화' 사업의 용역구매 입찰을 공고했다. 가상자산 추적시스템을 활용해 특정 지갑주소가 만들어진 해외거래소를 파악하는 시스템 개발이 이번 사업의 주된 골자다. 입찰 완료 후 오는 11월까지 개발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2019년부터 2년간 가상자산이 어느 국내거래소에서 생성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2021년 4월부터 전국 검찰청에서 활용해왔다. 거래소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갑주소 데이터와 검찰의 조회시스템을 통합해 거래소에 별도 확인요청을 하지 않아도 곧바로 가상자산 범죄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지갑생성 거래소를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현재 조회가 가능한 거래소는 거래량 기준 국내 상위 6대 거래소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원화결제 거래소들이 대부분이다.

가상자산 관련 범죄 수사의 핵심은 지갑생성 거래소를 특정하는 것이다. 거래내역, 지갑소유주를 찾기 위해선 먼저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거래소를 알아야 이후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자료들을 확보할 수 있다. 해외거래소의 경우 국내와 같은 협조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자료요청 공문을 보내기 위해서라도 거래소 특정은 꼭 필요하다.

검찰은 가상자산의 이동경로를 확인하는 민간 추적프로그램을 활용할 계획이다. 체이널리시스나 웁살라시큐리티, BIG 등 가상자산 추적업체들의 해외거래소가 특정된 데이터베이스들을 구매해 하나의 조회시스템으로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일선검찰청에선 (해외거래소 특정을 위해) 대검에 일일이 분석을 의뢰해왔다"며 "앞으론 일선 수사관들이 사이버수사시스템에 접속해 자기 검사실에서 지갑주소만 넣으면 해외거래소가 어디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