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토지 손실보상금을 평가할 때 이용 상황을 고려해 그 금액을 결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단독 심웅비 판사는 토지 소유자 A씨 등 8명이 서울시 관악구를 상대로 제기한 손실보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도시관리계획 결정 무렵 이용 상황별 '답'과 '사실상의 사도'를 나눠 평가한 법원 감정 결과를 채택해 기존 보상금액의 차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 등 8명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토지 254㎡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었다. 서울시 관악구는 2020년 이 땅에 도로를 개설하기로 했고 서울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이 땅이 현실적으로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며 손실보상금을 총 8억2611만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원고들은 "토지들을 공부상 지목인 '답'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위원회의 이의재결을 신청했지만 위원회는 이 땅이 주민들의 통행을 위한 사실상의 사도로 이용되고 있다며, 손실보상금을 8억4884만원으로 다시 책정했다.

원고들은 불복해 소송을 냈다. 원고들은 "'답'으로 사용되던 중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 결정에 따라 도로로 결정되어 비로소 도로로 사용되고 있었다"며 "'사실상의 사도'로 평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관악구는 "문제가 된 토지는 1973년 이전 미상 시점부터 사실상의 사도였기 때문에 이를 도로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관련 법상 어느 토지가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에 장기간 제공돼 왔고 이를 소유자가 용인해 왔다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도로로서의 이용 상황이 고착됐다고 볼 것은 아니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토지의 분할 경위와 이용 상황, 도로로 이용됨으로써 나머지 토지들이 얻은 편익, 원상회복될 경우 일반 공중에게 미치는 공익의 훼손 정도가 중할 것으로 보이는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래의 지목 등에 따른 표준적인 이용 상태로 회복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다"고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