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법률사무소 홍보람 변호사(왼쪽), 조은아 외국변호사(오른쪽)가 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 법무대상' 시상식에서 법률공익대상을 수상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가운데는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철송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국내 기업이 사업 부문을 매각할 때 매수인의 요구에 맞춰 계약을 체결하다 보면 노사분규가 발생할 수 있다. 외국 중재판정부 앞에서 국내법 등을 설명해 설득하고 법률 비용까지 보전받기란 난도가 높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국제중재·소송 그룹 윤병철, 홍보람 변호사와 조은아 외국변호사는 홍콩국제중재센터(HKIAC)에서 진행된 국제중재에서 자동차 부품 회사 A사를 대리해 Post M&A(인수합병 후) 분쟁에서 성공적으로 방어한 사례로 '제7회 대한민국 법무대상' 중재대상을 받았다.

사건은 자동차 부품 회사 A사가 자회사를 분할한 뒤 그중 한 회사의 지분 70%를 중국 자동차 부품사 B에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해당 자회사 C가 직원들과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추가 임금 지급 책임을 지게 되자, B사는 주식매매계약(SPA)의 배상 조항을 근거로 A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중재지는 홍콩, 중재규칙은 홍콩국제중재센터 중재규칙, 준거법은 한국법이었다.

4가지 쟁점에서 김앤장이 승기를 가져갔다. 먼저 중재 관할 문제다. B사는 자회사 C를 추가 신청인으로 포함해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김·장 법률사무소는 계약상 중재 합의는 A사와 B사 간의 문제일 뿐 C사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중재판정부는 C사의 관할은 인정했지만, 절차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협상 기간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A사가 대응할 시간이 확보됐다.

B사는 특별 배상 조항상 직원들의 통상임금 소송이 자산 손실을 초래하는 노사분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앤장은 이를 통상의 조업 과정에서 발생한 소송으로 규정하고 배상 청구 시효가 만료되었음을 입증했다. 특히 한국 노사분규 사례와 계약 협상 당시 교신 자료 등을 제시했다.

B사는 일반 배상 조항을 내세워 A사가 법률 위반이나 정보 고지를 정확히 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김앤장은 당시 A사가 제공한 정보가 시점상 정확했다고 반박했다. 또 한국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은 모든 기업에 강제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B사는 거래 종결 시점에 추가로 제시한 통상임금소송 현황의 고지 내용을 근거로 '손실을 보전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약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앤장은 이를 "당시 그와 같은 고지는 거래 종결 시점 당시의 상황에 관한 정확한 고지 내용에 불과하다"고 밝혔고 중재판정부는 이 또한 받아들였다.

그 결과 중재판정부는 B사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김앤장의 손을 들어줬다. A사는 손해배상 책임을 면했고 중재 및 변호사 비용의 90%를 회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해당 중재는 외국인 중재인들에게 한국 법과 상황을 상세히 설명해 성공적으로 방어한 사례이자 선례가 된다. 또 법률 비용의 대부분을 회수해 승소한 점에서 갖는 의미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