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최모(25)씨가 지난 5월14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송치되고 있다. 최씨는 지난 5월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사진=뉴스1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이른바 '교제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된 의대생에게 1심에서 징역 26년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20대 의대생 최모씨에 대해 20일 이같이 판결했다.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살인은 법체계가 보호하는 최고의 법익이자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침해하고 회복할 수 없는 범죄"라며 "최씨가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청테이프까지 구입한 점, 피해자를 여러 차례 찌른 점 등에 비춰 최씨를 살해하겠다는 고의는 확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의 유가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법정에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지난 8월6일 오후 5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헤어지자는 말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와 피해자는 중학교 동창으로 지난 2월 교제를 시작한 뒤 두 달만인 4월 피해자 부모에 알리지 않고 혼인신고를 했다. 이를 알게 된 피해자 부모가 반대하며 혼인무효소송을 진행하려고 하자 결별 문제 등으로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첫 공판에서 심신장애를 주장했지만 감정결과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분석 결과에선 사이코패스 기준에 미달했다.

A씨는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서울 소재 의대에 재학 중인 학생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