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서 헌법재판관들이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정계선,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문형배, 김형두, 정형식, 조한창 헌법재판관./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측이 16일 본격 시작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국회에서 1차로 부결된 탄핵소추안을 재차 의결한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탄핵소추는 각하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 탄핵심판 사건 대리인단 조대현 변호사(사법시험 17회)는 이날 헌재에서 열린 2차 변론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변호사는 "국회는 2024년 12월 7일 탄핵소추안이 헌법이 정한 정족수에 미달돼서 부결됐음에도 동일한 내용의 탄핵소추안을 12월12일 다시 발의해서 14일 가결을 선포했다"며 "부결된 탄핵소추안을 다시 재의결하는 건 통 탄핵의 엄중한 요건과 절차를 규정한 헌법을 위반했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형법상 내란 수괴라고 해서 국회의원 204명이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이라며 "탄핵소추안에 대통령이 내란죄 수괴라는 혐의가 포함되지 않고 비상계엄 선포가 법률에 위반됐다는 것만 포함됐다면 204명 찬성을 얻지 못했을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또 "비상계엄 선포 위헌위법여부는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다"며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적 헌법질서 수호하고 국가 보위하기위해 헌법이 수여한 비상대권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비상대권은 국가 비상사태에 대통령이 특별한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반면 탄핵소추위원장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는 헌법 77조 1항과 계엄법 2조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계엄 절차도 위반했다"며 "내용에 앞서 절차 면에서도 전혀 헌법과 계엄법 따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밖에도 △국회 무력 봉쇄 시도는 내란 행위에 해당하고 △계엄 포고령 제1호는 위헌적이며 △선관위와 사법부 주요 인사 구금 계획도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피청구인은 망상에 근거한 경거망동을 반성하기는커녕 수사에 응하지 않고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도 막무가내도 거부했다"며 "대한민국의 사법체계를 뿌리째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소추위원 이전에 국민 한 사람으로서 이런 사람이 대민 국정 최고책임자였다는 게 참으로 참담하다"며 "이 탄핵심판은 이런 사람을 군 통수권 행사하는 자리로 다시 복귀시킬 것인지 말것인지 결정하는 재판"이라고 했다.

이날 변론은 재판관 8명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다. 변론에 앞서 헌재는 윤 대통령이 체포 영장 집행을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며 제기한 변론기일 연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변론 기일을 다음달 6일과 11일, 13일 등 세차례 추가로 지정하고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이진우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홍장원 국정원1차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