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특검팀 박지영 특검보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7.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수사 개시 1개월여 만인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다. 추가 조사를 완강히 거부하는 윤 전 대통령을 일단 기소한 뒤 주변인들에 대한 강제 수사를 이어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구속된 윤 전 대통령이 첫 출정 조사를 거부한 이후부터 추가 조사 없이 기소하는 방안을 고려해 왔다. 기소를 위한 공소장 작성 작업 등도 틈틈이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검찰은 주요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하고 나면 1차 구속 기간인 10일 이내에 구속 연장을 신청해 형사소송법상 정해진 최장 20일의 구속 기간을 거의 다 채운 뒤 기소한다. 이날 특검팀이 한 박자 빠른 기소 결단에는 윤 전 대통령과의 실랑이로 시간을 지체할 경우 자칫 수사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구속 이후 지속적으로 조사를 거부하면서 내란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사이 수사와 무관한, 불필요한 기싸움이 이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 내란 특검팀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구속영장 발부 이후 참고인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 및 증거 수집이 충분히 이뤄졌고 구속기간을 연장하더라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실효성 있는 조사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조은석 특별검사는 수사에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철학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조 특검은 법무연수원장 시절 펴낸 내부 교재 '수사감각'에서 "수사는 전쟁과 다를 것이 없다" "서두르더라도 신속히 끝내는 것이 낫다"고 적었다.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2025.7.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윤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긴 내란 특검팀은 향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조태용 전 국정원장 등 핵심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전 총리의 경우 이미 한 차례 소환 조사를 마쳤는데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 한 전 총리를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혐의의 공범으로 적고도 한 전 총리에 대해서는 신병 확보에는 나서지 않았다. 한 전 총리에 적용할 수 있는 다른 혐의들까지 꼼꼼히 조사한 뒤 이를 모아서 처리하려는 방침을 세웠을 가능성이 높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과 조 전 원장에 대한 강제 수사에도 착수한 바 있다. 조만간 이들에 대한 첫 소환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압수수색 결과를 기반으로 이 전 장관의 단전·단수 지시 의혹과 조 전 원장의 비상계엄 관련 증거인멸 우려 등을 캐물을 전망이다.

특검팀의 가장 큰 숙제로 꼽히는 외환 혐의 수사에 대한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등의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 의혹'과 관련해 드론작전사령부를 압수수색하면서 일반이적죄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죄 가운데 법정형이 가장 무거운 외환유치죄는 북한과의 공모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일반이적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아 특검팀이 향후 이를 입증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과 소환자 조사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