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4일 서울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있다. 2016.1.4/사진=뉴스1

지난 4일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의 이희호 여사 면담시 수행비서의 녹음이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상 위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 의원과 이 여사의 면담에 배석한 수행비서는 대화참여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통비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타인간의 대화 녹음'에 해당할 수 있다.

조수연 머스트노우 변호사는 "녹음을 한 실무자를 대화참여자로 볼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대화에 참여했다면 대화자가 돼 처벌받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대화자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판례에 의하면 불법행위 손배책임은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국 서울대 로스쿨 교수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희호-안철수 대화 녹취 문제는 안 의원의 사과나 녹취를 했다는 안철수 측 인사에 대한 당내 징계로 마무리 될 사안이 아니다"며 "통비법은 '타인간의 대화 녹음'(제3조 1항)을 금지하고 처벌(제16조)하는 바, 이는 범죄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논란이 확대되자 녹음을 한 수행비서가 안 의원이나 지도부와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한 것이고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힌 상태다.

대법원은 3명의 대화자 가운데 1명이 다른 사람들 모르게 대화내용을 녹음한 경우에는 도청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2006도4981) 당시 재판부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1항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는 규정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들 간의 발언을 녹음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