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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률 낮아지는 변호사시험…자격시험化 논란 여전

[the L리포트][로스쿨 변시낭인 시대]① 법무부·로스쿨, 합격률 부풀리기 꼼수



#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 A씨는 변호사시험(변시) 합격자 발표가 난 후 크게 낙담했다. 재작년에는 졸업시험에 떨어져 변시를 보지 못했고 지난해에 졸업시험은 붙었지만 지난 23일 발표된 변시에 결국 떨어졌기 때문이다. 시험이 매년 1번씩 있기 때문에 한 번 떨어지면 1년 동안 공부를 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돈을 벌지 못하니 부모님에게 매번 손 벌리기도 죄송스럽다. A씨는 계속 변시를 계속 봐야 할지 고민이다.

법무부는 지난 21일 제5회 변시 합격자 1581명을 발표했다. 이번 시험에는 총 2864명이 응시했다. 초시생(2013년 로스쿨에 입학해 처음으로 시험에 응시한 5기생)의 합격률은 72.75%인 반면 전체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55.20%로 차이가 컸다.


법무부는 "합격자 수는 원칙적으로 입학정원 대비 75% 이상인 1500명선으로 하되 과거 변시의 합격자 수와 합격률을 고려해 올해 합격자 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변시 합격률 크게 낮아져…응시자 2명중 1명꼴 불합격


전체 응시자 대비 합격률 추이를 보면 1회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87.15%였지만, 그 후 꾸준히 감소해 5회 땐 55.20%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응시자 2명 중 1명꼴로 불합격하는 셈이다.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수는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응시인원의 증가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합격자 수는 1회 때 1451명이었으며 5회 땐 1581명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에 비해 응시자 수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해 1회 때 1665명을 시작으로 최근 5회 시험에선 2864명까지 늘었다. 불합격자와 졸시 탈락자들이 누적된 결과다. 


변시 자격시험화 논란도 여전


5회 변호사 시험 합격자 발표에 따라 합격률이 알려지면서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크게 낮아지자 변시를 자격시험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등장했다. 애초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가진 인재들을 교육을 통해 법조인으로 양성한다는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변시를 자격시험화 해야 한단 얘기다. 입학정원 대비 75%로 묶인 현행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계속 유지된다면 학생들은 시험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로스쿨 제도는 좌초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법학전문대학원의 커리큘럼에는 다양한 과목들이 나열돼 있지만 그 중 실제로 개설되는 과목은 많지 않다. 개설되더라도 관련 학생이 적어 폐강되기도 한다. 변시 과목이 아니란 이유다. 변시가 자격시험화 된다면 학생들이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게 될 것이고 이것이 로스쿨 취지에 부합한단 얘기다.


로스쿨 도입 당시 합격률은 80% 수준…이후 '정원대비 75%이상' 방침 정해져


로스쿨 도입 당시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에선 로스쿨 졸업자 대상으로 실시되는 변호사 자격시험의 경우 합격률을 80% 선으로 하되 응시횟수는 제한토록 했다.


그 후 로스쿨이 개원되자 변협 등 기존 법조계의 압력으로 합격률을 50% 수준으로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재학생들의 반발과 집회 등을 통해 '정원 대비 75%이상'이라는 합격률 방침이 정해졌다. 로스쿨 정원은 큰 틀에서 변하지 않으므로 매년 배출되는 변호사 숫자를 정한것과 다름 없게 됐다.


'꼼수 합격률' 등장…로스쿨도 유급·졸시 탈락 등으로 합격률 관리


변시 관리위원회는 '합격자를 로스쿨 정원(2000명)의 75% 이상'으로 결정하기로 한 방침을 초시생 합격률 기준으로 달성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초시생'이란 입학 후 한 번도 휴학이나 유급 없이 바로 졸업해 처음으로 시험을 보는 로스쿨 재학생을 말한다. 이 기준에 따른 합격률은 1회 변시 땐 87.15%였고 그 후 꾸준히 소폭 하락해 5회 변시 때는 72.75%가 됐다.


초시 기준 합격률은 현실과 괴리가 있을 뿐 아니라 '꼼수 합격률'로 악용되고 있다는 게 로스쿨 학생들의 반응이다. 실제 시험을 본 학생들은 "초시생 기준으로 통계를 내는 것은 현실과 큰 괴리가 있다"며 "졸시 탈락이나 유급, 그리고 건강 문제 등으로 휴학하는 경우에도 통계에서 배제되는 것은 사실상 통계 왜곡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각 로스쿨에서 사실상 합격률을 부풀리기 위한 '꼼수'로 악용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각 로스쿨도 '초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졸업기준을 자의적으로 변경하는 등 꼼수를 쓰고 있다. 따라서 매해 변시에는 입학정원에서 300~400여명의 학생들이 빠진 1700여명의 재학생만 변시를 응시하고 있다. 


각 학교에서는 졸업기준을 더 강화할수록 초시합격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신기남 의원 아들의 로스쿨 졸업시험 탈락도 이런 사정속에서 생긴 일이다. 로스쿨 간 경쟁속에서 입시홍보용으로 '초시 합격률'을 쓰는 한 유사한 사례는 계속될 것이다.


학교 당국은 공부에 잘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을 유급시키거나 졸시에서 탈락시켜 변시를 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면에는 '초시 합격률 높이기'라는 꼼수가 숨어 있는 셈이다. 유급이나 졸시로 미리 많이 걸러낼수록 학교 초시 합격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게 된다. '초시 합격률'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사용하는 데 있어선 법무부와 각 학교 당국의 이익이 합치하는 셈이다.


실제로 재학생이 유급되거나 졸시에 탈락해 다음 해 변시를 보게 되면 법무부 변시 관리위원회 기준 합격률 통계에서 빠지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일부 로스쿨에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하위권 학생들을 탈락시켜 1년 더 공부하게 하면 등록금은 덤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로 구성된 한국법조인협회 회장 김정욱 변호사는 "중요한 것은 응시자 대비 합격률인데 지금 전체 수험생의 절반 정도가 합격하고 있고 입학 때부터 따져보면 전체 도전자의 10% 남짓이 통과하고 있다"며 "초시생 합격률, 입학 정원 대비 합격률 같은건 사실상 큰 의미가 없는 수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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