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참여연대 제공

"사무장 브로커 30% 떼주는 관행 안 한다고 선언하니 사무실 구하기가 힘들다. 전관예우나 브로커 쓰지 않고는 사무실 운영 힘들 것이라고들 한다"

판사출신인 서기호 전 국회의원은 9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와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공동주최한 '전관예우와 법조비리문제진단과 해결모색' 좌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30% 룰'로 공생하는 변호사와 브로커

지난달까지 19대 국회의원이었던 서기호 전 의원은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고 변호사 개업을 준비하는 중이다. 그가 겪고 있는 서초동 변호사 개업시장은 전관출신은 브로커를 통한 영업이 당연시 된 구조다. 변호사와 사무장 브로커와의 공생관계로 사무장 네트워크를 통해 맞춤형 사건소개로 변호사가 소개료 30%를 포함해 수임료를 받고 현금으로 사무장에게 내주는 불법 관행이 있다는 것이다.

1993년 헌법재판소는 3년간 퇴직지의 사건수임을 제한하는 개업지 제한규정에 대해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서 전 의원은 "헌재 위헌 결정 이후 의원들이 자신있게 전관 개업을 제한하는 법안들을 발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전관 법조인 과반수 법사위 1소위…전관 방지 법안에 無관심

그는 19대 경험을 토대로 전관방지법안의 국회 통과가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서 전 의원은 "지난주 머니투데이 더300에서 정리해 보도한 대법관 로펌 취직 제한 등 제가 낸 4개의 법안 모두 법사위 1소위에서 제대로 심사되지 못했다"며 전관 법조인 출신이 다수인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회 구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8명의 소위 위원 중 과반이상이 전관 출신 법조인이라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전관방지 법안에 관심이 없다"며 "전관관련 법안이 논의되기 힘들어 무기력감을 많이 느꼈지만 일단 발의해 놓으면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도 나오고 나중에 다른 의원이 참고해 보완 검토하리란 생각에 발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의원 한명이 발의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대통령과 정부여당 의지가 가장 중요한 데 큰 사고가 터지면 국민적 이슈가 돼 의원들도 관심 갖는다"며 "(정운호 게이트가 터진)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조윤리協  비법조인 확대·검찰 기수문화 줄퇴직 사라져야"

패널로 참여한 최영승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전관비리를 막기 위해 평생법관·검사제 외에 △검사의 공소수행기관 전환 △배심재판활성화 △수사재판시스템 변화 추진 △검사·법관 이해관계인 접촉 신고의무화 △형사사건 국선변호인 확대 등을 제안했다. 

또 전관 변호사들에 대해 현재 퇴직 후 1년간 사건수임제한을 하고 있는 것을 3년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9명의 법조윤리협의회 위원 중 6명이 전관 신분으로 태생적으로 협의회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최소한 비법조인으로 위원의 과반이 넘도록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광수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이사)는 평생법관·검사제 법제화 방안에 대한 비판은 상당부분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관점의 차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라는 주장에 대해선 충분히 수인할 수 있는 불이익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검사는 평생법관제나 법조일원화와 관련없어 평생검사제가 불가능하다는 반론에 대해선 직급폐지와 10년 경력자 검사임용제 도입으로 가능하다며 후배가 승진했다는 이유만으로 선배검사들이 줄퇴직하는 기수문화는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외국과 달리 전관예우가 우리나라 특유의 '풍토병'인 이상 외국 사례와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