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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7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장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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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4일 오전 서울 연세대 백양관에서 제5회 변호사시험이 실시돼 응시자들이 입실하고 있다./사진=뉴스1 |
지난 1월 제치러진 5회 변호사시험에 낙방한 로스쿨 1기 졸업생들 중 일부는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횟수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 1월 시험 직후부터 접수돼 지난달에도 2건이나 추가 접수되는 등 시간이 갈수록 관련 청구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헌재 판단에 이들의 내년 6회 변시 응시 가능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헌재는 내년 변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10월 이전에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변호사시험 응시횟수 제한은 로스쿨 개원시부터 격한 논란이 있던 이슈다. 애초 5년내 3회로 제한하려던 원안에서 5년내 5회로 바뀌었지만 그 과정에서도 여러 의견이 충돌했다.
◇"낭인 방지 횟수제한 필요" vs. "자격시험화 전제해야 제한가능"
2009년 1월 열린 관련 공청회에선 응시기회가 너무 적어 횟수를 늘려야 한다거나 자격시험에 횟수제한은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당시 최준선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자격시험인 변호사시험에 응시횟수를 제한해야 하는가는 지극히 의문"이라며 "적어도 90%의 합격률이 담보될 때 제한이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응시횟수 제한은 합격률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때에만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런 논의 과정을 통해 횟수제한은 2009년 4월 변호사시험법이 제정될 때 '졸업이후 5년내 5회'로 결정돼 국회를 통과했다. 5년내 3회는 과도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 5회로 완화한 것이다.
횟수제한과 연동돼 있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법률로 정해진 게 아니라 법무부령에 위임된 사실상 재량사안이다. 로스쿨 개원 2년차인 2010년 12월에서야 변협의 '정원대비 50%'와 로스쿨측의 '응시자 대비 80%' 주장이 맞서다 결국 '정원대비 75%'로 정해져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5회 제한 과도…탈락자 갈수록 증가"
따라서 5회 횟수제한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측에선 합격률이 애초 로스쿨 도입 당시 약속보다 낮아진 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변시 합격률은 정원대비 75%선인 1500명선에 고정되면서 누적 응시생으로 사실상 50%대로 떨어진 상태다. 일각에선 낮아진 합격률하에서 5회 제한은 과도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두 명중 한 명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5회 제한에 걸려 졸업자 상당수가 변호사자격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현재까지는 1기 90여명만 5회제한에 걸려 있지만 앞으로 매년 수백명 이상씩 5회 제한 탈락자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헌재 청구인들도 이 점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격시험'으로 설계된 변호사시험이 법무부에 의해 '선발시험'으로 변질돼 탈락자가 예상보다 과다하게 나오게 됐다는 지적이다.
◇사시에서도 문제된 횟수제한…과연 변시에선 문제 없을까
여기에 관련 변호사시험법이 로스쿨 개원후에 제정돼 이미 입학한 1기생들은 미리 횟수제한여부가 어떻게 결정될 지 알 수 없었다는 점도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사시에서도 횟수제한을 시도했다가 헌법재판소가 관련 청구인들의 가처분을 받아들이고 법무부도 횟수제한을 철회한 사례도 주요 논거로 쓰이고 있다. 법무부가 과거 사시 1차시험 응시제한 규정을 만들었다가 실제로 시행조차 못하고 거둬들인 상황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로스쿨 도입 목적 중 하나가 '변호사수 증대'에 있으므로 횟수제한으로 얻는 이익인 '낭인 방지'보다는 자격시험화를 통한 '변호사수 증가'가 더 시급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낭인 발생은 합격률 낮춘 법무부 책임" vs. "제한 없애면 합격률 더 떨어져"
일부 청구인측은 "법무부가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한 횟수 제한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주마다 별도 변호사시험을 운영해 일부 주에만 있는 횟수제한이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도 각 나라 사정에 맞게 운영할 뿐 횟수제한에 방점을 둔 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응시제한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으로는 기본권의 침해라기 보다는 제도설계 문제인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본권 보장 측면보다는 제도 도입에 있어 필요한 '필요악'차원의 제한인 점을 강조한 것이다. 법무부는 개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나 평등권 침해보다는 공익에 부합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낭인 방지 역시 사회적 요구라는 것이다.
법조계는 헌재가 사법시험 폐지 관련 위헌심판과 변호사시험 횟수제한 심판 결정을 비슷한 시기에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기적으로도 두 사안 모두 올해말 이전에는 결론이 나야 하기 때문이다. 두 사안이 법리적으로 연결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사시 폐지는 변시로의 법조인 선발 단일화로 연결돼 있어 복합적인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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