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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법률시장개방 넓은 시야로 접근해야…기업·로펌에 기회될 것"

[the L][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대표 인터뷰] 김경화 스티븐슨하우드 대표변호사


"법률시장 개방에 대해 좀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바라본다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 법률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겁니다."

김경화 스티븐슨하우드 서울사무소 대표변호사의 말이다. 영국계 로펌인 스티븐슨 하우드(STEPHENSON HARWOOD)는 지난 2014년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로 법무부 인가를 받아 서울에서 활동 중이다. 국내 등록된 26개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중 20번째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해양 분야에 세계적인 로펌으로 손꼽힌다. 

"외국 로펌 들어오면 국내 법률 시장 잠식당한다? 오히려 시장 확대 기회 될 것"

김 변호사는 외국계 로펌의 한국 진출에 대한 가장 큰 오해로 '외국계 로펌이 한국 법률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를 말했다. 

"외국계 로펌이 한국에 와서 하는 일은 국제중제, 국제계약 자문 역할이지 국내 송무분야가 아니에요. 지금도 한국 기업들이 외국기업과 분쟁이 있거나 계약을 할 때는 외국계 로펌에 일을 맡기고 있어요. 관련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야 하니까요. 오히려 외국계 로펌은 국내 로펌들의 시장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예를들어 해외 클라이언트들이 국내 법률 자문이 필요하다고 요청을 해오면 국내 로펌과 연결을 해주기도 하고 함께 사건을 진행하기도 하죠."

김 변호사는 법률 시장 개방이 한국 기업들에게는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국내 로펌에게는 해외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은 한국에 들어와있는 외국계 로펌을 통해 시차나 언어 문제 없이 실시간으로 자문을 받을 수 있어요. 또 분쟁이 발생했을 때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죠. 더 빠르고 치밀하게 계약을 할 수 있어요. 국내 로펌과 해외 로펌의 조인트벤처(합작법무법인)가 설립되면 국내외 법률 업무를 한 곳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더 편리해지겠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힘들다고 봐요."

"법률 시장 개방에도 '합작법무법인' 설립은 글쎄…"

지난 7월1일부터 국내 법률시장은 유럽연합(EU)에 완전 개방됐다.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에 따르면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는 국내 로펌과 합작법무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 합작법무법인을 설립하면 외국계 로펌도 국내 변호사를 고용해 국내 법률 업무를 할 수 있지만, 법인 내 의결권은 49%로 제한된다.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 합작법인이 설립되기는 힘들 것이라는게 김 변호사의 생각이다. 

"현재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지금 상황에서 외국계 로펌은 의사결정 등 상황에 대한 콘트롤은 할 수 없고 책임은 모두져야 하는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는 어렵죠." 

개방은 했지만, 사실상 장벽에 가로막혀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기업들이 해외에 나가 법률자문료를 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외국계 로펌에 자문료를 내면 그만큼 새로운 시장이 생기는 것이고, 세금도 더 걷을 수 있을테니 도움이 되죠. 외국계 로펌이 한국 변호사들을 고용하면 그만큼 고용 창출돼요. 젊은 변호사들에게는 해외 법률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요. 경쟁을 막기 위해 무조건 시장을 막겠다는 것은 너무 안이한 생각이에요. 누구를 위해 시장에 장벽을 쌓고있는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브렉시트 위기 "'영-한' 직접 협정 체결 가능성 높아"

영국계 로펌들의 한국 진출에 변수로 떠오른 것은 '브렉시트'다. 지난 6월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결정하면서 영국계 로펌의 한국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브렉시트 효력이 발생하면 영국은 한국과 유럽연합 간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모든 계약에서 제외된다. 한-EU FTA 체결에 따라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인가를 받은 것인데 EU에서 제외되면 인가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 

영국의 EU 탈퇴는 최소 2년간의 협의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이 기간 중 한국과 영국 정부가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혹시 모를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영국과 한국간 직접적인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존재하죠. 하지만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어요."

"국제중제 중심지 '상품성있는 법' 정비해야"

사실 외국계 로펌의 한국 진출에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것은 '국부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규모가 큰 외국계 로펌이 들어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국내 로펌을 비롯해 기업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치지 않겠느냐는 걱정이다. 

김 변호사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해 일한다"고 잘라 말했다. 김 변호사는 얼마전 완료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외국의 메이저 석유회사가 업황이 안좋아지자 국내 조선사를 상대로 전략적 계약 파기를 통보했다. 국내 조선사 입장에서는 만들고 있던 배는 팔지도 못하고 미리받은 선수금까지 돌려주게 된 상황. 김 변호사는 1년 반 간의 중재과정 끝에 '선수금은 돌려줄 필요 없고 이미 만들어진 배 는 국내 조선소가 갖도록 한다'는 결정을 얻어냈다.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해 일을 하고, 우리의 주 의뢰인은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에요. 한국 기업들은 전 세계를 시장으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들 기업들은 계약 하나에 수억, 수조원 단위의 돈이 움직여요. 법률 자문 하나하나가 중요한 이유죠. 한국 기업이 국제중재에서 당당하게 이기고, 공정한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제 역할이에요. 가끔 새벽에 일어나 출근해서 낮에 했던 자문이 맞았는지 확인을 하기도 해요. 자부심이 없다면 일을 하기 힘들죠. 전문가로서 한국 기업의 활동을 돕는 것이 곧 국부 유출을 막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김 변호사는 한국이 아시아의 국제중제 허브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장을 열고 '상품성 있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법이 인기있는 이유는 명확하고 방대한 판례를 바탕으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한국이 국제중재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법을 제대로 정비하고, 명확한 판례들을 만들어 법이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돼요.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한국 법에 신뢰가 있어야 거래 상대방에게 한국 법을 적용하자고 요구할 수 있는데 한국 기업들조차 한국 법에 대한 신뢰가 낮아요. 한국 법이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한국 법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해요."

[Who is]
한국해양대를 졸업하고 한진해운 항해사로 근무하기도 했던 김 변호사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영국법 변호사이자 대표적인 조선해양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영국 웨일즈대에서 해운학 석사 학위를, 카디프 로스쿨에서 영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 2013년에는 변호사 평가기관 톰슨로이터에서 슈퍼 로이어로 뽑힌데 이어 지난해에는 영국 법률 전문지 채임버스 아시아퍼시픽이 뽑은 '국제해운기업(Shipping International Firms)' 부문 우수 변호사(leading individual), 해운업체 로이드(Lloyd)가 지정한 '해운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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