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대 총선 기표소에서 투표 용지를 찢어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50대에게 2심 법원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려 선처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50·여)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형 선고를 유예했다고 23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 대해 범행 정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형 선고를 미뤘다가,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해 주는 것이다. 이 경우 유죄 판결의 선고가 없었던 것과 같은 효력이 생긴다.

박씨는 지난 4월13일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인천의 한 투표소에서 "기표를 잘못했다"며 투표사무원에게 투표 용지를 다시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자신이 갖고 있던 투표지 2장을 찢어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공직선거가 이뤄지는 투표소에서 투표 용지를 찢어 훼손하는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 선거관리의 효용성 등을 해하는 것으로 죄질이 무겁다"며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박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것은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했을 뿐 선거관리사무를 방해하려는 의도나 목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어떤 소란 행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