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원격 영상 심리제도에서부터 사이버법정으로까지

[the L][김승열의 금융IP]

대법원 청사

이달 16일부터 원격 영상 심리제도를 법원에서 도입한다고 하니 비록 때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 만하다. 그간 법원이 상대적으로 사법소비자에 친화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같은 디지털 시스템의 제도 도입을 통해 그나마 사법소비자친화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은 가히 놀랍고 고무적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는 30년 이전부터 이민법정 등의 경우에 원격으로 심리를 하는 제도 등을 이미 운영해 왔다. 즉 캘리포니아 법정에서 하와이에 있는 불법이민자에 대한 추방 등에 대한 심리 등을 원격으로 행해 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국내에 도입되는 원격 영상심리제도는 우리나라 재판제도의 디지털화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원격영상심리제도의 좀 더 실효성있는 활용이 기대된다.

 

지금 사법분야에서의 디지털화의 진전관련 논의는 이미 상당히 진척돼 극단적으로는 판사나 변호사의 인공지능으로의 대체가능성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정도로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 그 누가 무인자동차가 실제 도로에서 운행될 것이라고 감히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그러나 지금 무인자동차의 경우는 거의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물론 재판절차는 상대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분야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객관성과 형평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역설적으로 보면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사법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인간보다도 오히려 더 매력적인 경쟁력을 가질지는 알 수 없는 사정에 있다. 비근한 예로 지금 전관예우 등의 폐단을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인공지능은 상대적인 장점내지 경쟁력을 가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각론에서는 많은 논란과 비판이 있을 수는 있으나, 시대흐름의 큰 물줄기는 디지털화이고 나아가 인공지능으로의 대체로까지 이르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사법소비자의 수요충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재판절차에서 좀 더 디지털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간 전자소송을 통하여 관련문건의 단순한 전자적 접수에서 출발해 조만간 원격 영상 심리에 까지 나아가고 있으니 차제에 '사이버 법정'에 대하여도 좀 더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제 민사내지 상사적 거래의 상당수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이러한 거래에서의 분쟁해결절차역시 온라인에서 해결하는 것이 사법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먼저 인식자체에서 과감한 변혁이 필요하다. 


실제로 터키에서는 주주총회가 전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자주총의 도입이후에 주주들의 주총 등의 참여가 현격하게 높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전자 주총제도의 법적 근거는 델라웨어 주 등 일부 주회사법에서는 그 근거법령을 아주 오래전부터 마련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국에서는 온라인 분쟁해결절차가 실제로 사기업차원에서 운용되고 있는 실정에 있다. 


이러한 제도는 현실적으로 사법소비자가 이에 충분히 만족을 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러한 온라인분쟁해결절차가 많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에 우리는 다시 한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디지털시대에 있어서 사법소비자는 온라인 분쟁해결절차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 만큼 사법서비스 시장에서 이에 대한 수요가 있음에도 사법 분야가 관료화되고 보수화되어 이러한 사법소비자의 수요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따까울 따름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IT분야의 강국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IT인프라를 기반으로 하여 사법 분야에서도 디지털화를 조속하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사법분야에서 분쟁해결절차 역시 하나의 미래의 유망산업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고 이러한 분쟁해결 산업자체를 좀 더 발전시켜 국제경쟁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자체에서 자연스럽게 사법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다만 보수적이고 다소 폐쇄적인 사법분야에서 재판 절차 역시 하나의 법률서비스라는 차원에서 이를 새롭게 재인식할 필요가 있고 나아가 가능한 한 좀 더 이를 디지털화하여 사법소비자의 수요에 좀 더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사이버 법정이 태동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지금이라도 조속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하여 법원 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법원 밖에서도 대체적 분쟁해결절차의 일환으로서 좀 더 사법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하는 사법서비스의 선진화 내지 디지털화한 사회지원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하여 신속, 정확하고 나아가 좀 더 경제적인 분쟁해결이라는 기초사회지원인프라를 구축하여 국내기업들이 좀 더 자신의 본래의 주력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좀 더 국제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 사회제반 여건이 갖추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Who is
]
1961년생인 김승열 변호사(Richard Sung Youl Kim, Esq.)는 서울대 법과대학을 마치고 사법연수원 14기를 수료했다.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로서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대한변협 소속 지식재산연수원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식재산금융과 법제도'라는 저서를 발간하는 등 학구파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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