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좋은 수술인데 비급여이어서 비싸다?

[the L]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와 함께 하는 세상 바라보기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A씨는 B 정형외과에 입원하여 목 디스크수술을 받은 후 "의료비 280만원을 한달 내 로 납부하겠다"라는 내용의 지불각서를 B에게 주고 퇴원하였다. 청구서에 찍힌 진료비의 대부분은 비급여 항목에서의 '처치 및 수술비 250만원'이었다. 

계속 되는 임의 비급여 문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비록 자식농사는 잘 못했지만, 건강보험만큼은 잘 만들었다. 그런데 의료계와 계속 충돌되는 문제가 있다. 바로 '임의 비급여' 문제이다. '임의 비급여'란, 말 그대로 병원에서 임의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로 처리하는 것이다.

원래 그러면 안된다. 법에서는 치료행위는 원칙적으로 보험이 적용되는 급여대상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성형, 미용 등 몇 가지 경우에만 비급여 대상으로 한다. 급여대상이면 진료 비용도 미리 정해져 있어서 일부는 공단 부담금으로, 나머지는 본인부담금으로 나누어 청구한다. 반면 비급여 대상이면 병원에서 환자로부터 자유로이 미리 약정된 비용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치료행위라면 건강보험 처리를 해야지, 병원에서 보험 처리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임의로 분류한 후 환자에게 고가의 비급여비용을 청구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병원도 할 말은 있다. 신기술과 고급재료를 활용할 경우에는 법정 급여 비용이 아닌 고가의 비급여 비용을 청구할 수 있어야 의료계가 계속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법원의 입장은 약간 흔들린다. 전에는 법원에서 임의 비급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2년 대법원에서 3가지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임의 비급여를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3가지 요건이란 △진료행위의 시급성 △의학적 안전성·유효성 △환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 및 동의 등을 갖추었을 경우이다. 병원에서 3가지 요건을 입증하면 임의 비급여를 인정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비급여 확인 제도를 이용하세요

사례는 임의 비급여를 둘러싼 최근 춘천지방법원의 판결이다. A씨가 280만원을 주겠다고 약정했는데도 주지 않자 병원에서 소송을 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목 디스크수술은 건강에 직결되는 것이므로 급여대상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보았다. A씨가 비급여로 계산한 수술비 25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한 약정은 법에 위반해 무효라고 보았고, 그래서 법원은 수술비를 제외한 30만원만 주라고 판결하였다(춘천지방법원 2016. 11. 17, 선고 2016가소 4201판결).

임의 비급여 분쟁이 있으면 이렇게 소송까지 가야 하나. 그렇지 않다. 비급여 확인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의 사이트(www.hira.or.kr)에 들어가서 환자가 부담한 비급여 비용이 적정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이다. 진료비계산서와 영수증을 제출하면 확인해 준다. 방문상담이나 모바일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 의하면 2014년에 보험 급여대상을 임의비급여로 처리해 최종적으로 환불된 금액이 12억5000만원이라고 한다. 진료비계산서를 꼼꼼히 봐서 부당한 금액이 포함되지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상훈 변호사는 서울시복지재단 내에 있는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재벌개혁을 하려고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한 후, 노동사회, 언론개혁, 정보공개, 탈핵, 사법개혁, 사회책임투자, 소액주주, 과거사 등 남부럽지 않은 여러 시민운동을 경험하였고, 현재는 복지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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