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국조특위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검사무실 앞에서 문형표 전장관 구속영장청구와 관련 고발장을 가져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박영수 특검의 안내를 받으며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의 위증 여부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해 청문회 증인 20여명이 위증을 했는지 수사해 달라고 특검에 의뢰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에 출석한 증인이 허위 증언하는 행위에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런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조특위에서 특검에 고발한 사안을 철저히 수사하고, 관련 법에 따라 엄중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을 조사하는 국회 국조특위의 김성태 위원장은 박영수 특별검사에게 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증인들을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을 방문해 박 특검을 직접 만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20여명에 대한 수사 의뢰서를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청문회와 현장조사 등을 통해 실체를 풀어보려 했으나 주요 증인들이 위증, 불출석을 통해 국민을 기만했다"며 박 특검에게 강력 대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은 선서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허위의 진술이나 감정을 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특검은 이날도 '국정농단' 주요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재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이날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 장관과 장씨가 특검 조사를 받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김 전 장관은 재직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순실-박근혜-김기춘-조윤선'으로 이어지는 지시라인을 통해 청와대에서 만들어 문체부에서 관리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날 오전 9시52분쯤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전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아느냐"는 질문에 "특검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에 들어갔다. 김 전 장관은 국회 청문회에서 같은 질문에 "본 적이 없다"고 실체를 부인한 바 있다.

장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전자가 16억여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씨, 김 전 차관 등과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삼성이 장씨에게 거액을 지원하고 어떤 대가를 받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매제이기도 한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 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새벽 4시40분경까지 조사하기도 했다.

이 특검보는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장씨와 김 전 차관 등을 동시에 부른 만큼 대질조사를 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대질조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