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뉴스1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명단) 수사를 진행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구속 수감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24일 나란히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은 "내일 오전 10시에 김 전 실장을, 오후 2시에 조 전 장관을 소환한다"고 23일 밝혔다. 두 사람은 전날에도 나와 조사를 받았다. 조 전 장관의 경우 구속된 당일인 지난 21에도 조사에 임했다.

특검팀은 이날엔 블랙리스트 실체를 폭로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유 전 장관의 진술을 토대로 두 사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일 방침이다.

이제 남은 수사의 핵심은 '최종 지시자'로 의심 받는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밝혀내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해당 문건 작성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유 전 장관은 이날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24분에 동안 블랙리스트를 둘러싼 의혹 전반을 폭로했다. 그는 우선 "블랙리스트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를 주도한 인물은 김기춘씨"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은 정황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우회적인 대답을 내놨다. 유 전 장관에 따르면 그는 2014년 7월 9일 박 대통령을 만나 "이렇게(블랙리스트 실행) 하면 정말 큰일난다"고 얘기했고 박 대통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며칠 후 유 전 장관은 면직 처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