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특허소송의 핵심, '전자증거개시절차'란?

[the L][김승열의 금융IP]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미국 등에서 특허소송이 발생하게 되면 변호사 비용만 350만달러 이상이 발생된다고 한다. 

물론 특허분쟁이 실제 소송단계로까지 넘어가는 것이 1%가 채 안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 변호사 비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증거조사 개시절차 단계이다. 특허분쟁 등의 소송단계에서 변호사비용이 엄청나게 발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엄청난 양의 증거자료를 요청하고 이를 검토하는 데에 많은 변호사인력이 필요해 실제 소송비용의 거의 50~55%가 이 단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의 적정한 대응은 소송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따라서 국내기업으로서는 영미법계 지식재산관련 소송에서 소위 말하는 증거개시절차(Discovery)및 전자증거개시절차(E-discovery)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시급하다. 

기본적으로 증거개시절차가 우리나라 증거조사제도와 차이가 나는 점은 이러한 증거개시절차가 법관 앞에서의 변론절차 이전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 단계에서 많은 양의 증거서류를 요청하는 증거조사절차를 취하고 있고, 그 이후의 진행은 이와 같은 증거자료에만 한정해 법관 앞에서 변론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증거조사방법으로는 서류요청, 질의, 증인신문, 소환 및 자백요구 등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단계에서 의도적으로 증거를 왜곡하거나 은닉하게 되면 상대방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으로 법원에서 판단할 수 있어 이러한 의심을 받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전자자료의 경우는 디지털 포렌식 등의 방법에 의해 일련의 왜곡 내지 조작사실을 쉽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컴퓨터에 자료를 저장하는 단계에서부터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최근 국내기업에서 이 점을 게을리해 일부 이메일과 문서를 삭제해 재판과정에서 배심원이 절대적으로 국내기업에 불리한 판결을 내려 크게 화제가 된 사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상대방에서 엄청난 량의 증거자료를 요청하는 경우에는 관련 자료의 관련성 내지 필요성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후 지나친 양의 증거자료를 배제하도록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면서 상대방 변호사에게 이를 요청해야 한다. 

나아가 이들 증거서류를 요청하는 이유가 소송의 목적이 아니라 영업 상의 비밀파악이나 다른 소송에서 활용하기 위한 점은 없는지 등에 대해서도 엄밀하게 검토해 이에 대한 적정한 제재나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다만 현지 변호사입장에서는 상대방의 많은 자료를 요청할 경우에도 자신들의 변호사 보수 수입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다소 소홀할 수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 변호사나 법무법인의 이중 체크를 받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국내기업의 경우에 이와 같은 E-discovery(전자증거개시절차)에 대비해 회사 내 컴퓨터의 자료저장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해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아니하고 효율적으로 특허 등의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E-discovery관련 매뉴얼과 시스템을 사전에 제대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자문서의 경우는 달리 사후적으로 조정하기가 어려워서 이 부분에 대해 회사 내의 전담팀이 충분히 이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사전에 철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글로벌특허분쟁 등의 경우에는 이와 같이 E-discovery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는 한편 소송경제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특허 등 분쟁 시에 가급적인 법원보다는 중재절차에 의해 진행될 수 있도록 사전에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하여서는 가능하면 계약서에 중재관할을 명시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나아가 그 이후에라도 상호 합의를 통해 좀 더 비용경제적인 중재제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상하는 등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분쟁당사자 모두에게 중재에 의한 해결이 비용이나 시간 등의 측면에서 서로에게 이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Who is]

1961년생인 김승열 변호사(Richard Sung Youl Kim, Esq.)는 서울대 법과대학을 마치고 사법연수원 14기를 수료했다.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로서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대한변협 소속 지식재산연수원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식재산금융과 법제도'라는 저서를 발간하는 등 학구파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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