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중국의 SW·영업방법 특허요건 완화의 시사점

[the L][김승열의 금융IP]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최근 중국에서 개정 특허심사 가이드라인을 통해 소프트웨어 특허와 영업방법특허의 특허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지식재산분야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는 '앨리스 판결' 이후에 소프트웨어 특허나 영업방법 특허의 특허요건이 강화되고 나아가 이들에 대한 특허무효심판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심지어 특허에 대한 회의론마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소프트웨어와 영업방법 분야의 특허 필요성은 증가하는 반면에 또한 이에 따른 폐해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중국의 정책변환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특허권을 다시 강하게 만들자'(Make patent great again)정책과 관련해서도 의미있는 시사점을 보여준다. 

소프트웨어 특허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컴퓨터 운용에 관한 특허를 의미하고 영업방법 특허는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방법이 컴퓨터 장치에 구현된 특허를 뜻한다. 둘 다 컴퓨터에 관한 특허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단지 컴퓨터시스템에 구현하는 수준의 발명이 과연 특허로서 인정될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다. 아이디어는 '공중의 공유'의 영역인데, 이를 단지 컴퓨터에 구현한 것에 불과한 발명을 모두 특허로서 배타성을 인정하게 되는 것은 특허제도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론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론에 미국 앨리스 판결의 이론적인 기초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두 단계 테스트 기법을 통해 먼저 '추상적인 아이디어 영역에 속하는가' '나아가 그렇지 않다면 발명적인 개념으로 변환할 수 있는 추가적인 구성요소가 있는가' 여부에 대해 판단해 진보성 등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러한 테스트를 엄격하게 해석하는 경우에 소프트웨어 특허나 영업방법 특허에서 그 특허적격성을 인정받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아이디어에 속하는 영역이 특허라는 배타적인 영역으로 보호하는 것이 오히려 산업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론적인 기초에 근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원클릭' 특허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같은 방식은 모든 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를 특허영역으로 인정해  특정업체에 배타적인 보호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회의를 가져봄 직하다는 얘기다.

미국의 법원에서는 앨리스 판결 이후에 소프트웨어나 영업방법 관련 특허적격에서 다소 엄격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이들 관련 특허의 무효심판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이들 특허산업이 위축되는 다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에 직면하여 미국 특허사건 전담항소법원에서의 최근의 판결은 이를 완화해 일반 컴퓨터에 구현되더라도 기존기술을 개량하는 소프트웨어인 경우에는 이를 특허대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응해 컴퓨터 프로그램 관련 발명이라는 개념으로 특허적격성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도록 한 중국의 개정 특허심사 가이드라인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즉 다양한 형태의 청구항을 인정해 특허요건을 완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하여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이와 같이 컴퓨터 관련 특허 즉 소프트웨어나 영업방법 관련 특허를 광범위하게 인정을 하게 되면 당연히 이들 관련산업의 활성화를 촉진하게 되는 긍정적인 면이 분명히 있다. 

따라서 이번 중국의 컴퓨터관련 특허정책의 혁신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정책의 변환은 미국의 '특허권을 다시 강하게 만들자'는 정책에도 반영될 여지가 적지 않다. 왜냐하면 컴퓨터 관련 특허정책의 부분은 사법부보다는 좀더 정치적인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시대와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해 모든 것이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구현되고 있으므로 컴퓨터관련 특허정책은 한 나라의 미래를 좌우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컴퓨터 관련산업의 진흥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 및 영업방법 특허의 중요성이 좀더 새롭게 조명될 필요가 있다. 특히 핀테크 영역 등에서 좀 더 많은 컴퓨터 관련 특허가 나옴과 동시에 이들 산업의 활성화도 시급한 과제다. 좀 더 범국가적 차원에서 세계시장에서의 국제 경쟁력강화를 위한 적극적이고 좀 더 유연한 특허정책을 기대해본다. 


1961년생인 김승열 변호사(Richard Sung Youl Kim, Esq.)는 서울대 법과대학을 마치고 사법연수원 14기를 수료했다.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로서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대한변협 소속 지식재산연수원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식재산금융과 법제도'라는 저서를 발간하는 등 학구파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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