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밝힌 서울중앙지검 청사/사진=뉴스1

국내 대표 출판사 김영사의 박은주 전 사장(60)이 70억원대 경영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설립자 김강유 회장(70)과 맞소송전을 벌인 과정에서 혐의가 인정됐다.

박 전 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검사 이진동)는 지난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박 전 사장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이원복·허영만 등 작가들에게 인세를 지급한 것처럼 꾸며 회사자금 60억원 상당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신이 개인적으로 세운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회사에 15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이 같은 비리는 박 전 사장이 김 회장과 맞소송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두 사람은 전·현직 대표로서 상대에게 경영 비리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회장에 대해선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박 전 사장은 2015년 7월 김 회장이 부당 급여를 챙겼다는 등의 주장을 펴며 횡령과 배임,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2014년 5월부터 시작됐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 회장은 박 전 사장의 경영 비리를 문제 삼으며 대표직에 복귀했다. 당시 매출 부진, 경영권 분쟁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김영사는 '먼나라 이웃나라', '정의란 무엇인가' 등을 펴낸 국내 대표 출판사다. 두 사람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회사는 2014년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