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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투표용지에 누굴 찍었는지 알수있게 표시해둔다면?

[the L] 누가 누굴 찍었나 표시된 투표 용지로 투표 실시됐다면, 그 자체로 '불법' 업무방해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사전 투표도 마쳐진 상황에서 선거의 공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

 

선거의 공정과 관련해 투표용지로 선거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형사 처벌을 받은 지방의회 의장 선거 감표위원에 대한 대법원 판례(2009도6541)가 있어 소개한다.

 

감표위원이 투표를 하게 될 용지에 미리 확인 도장을 날인해두게 돼 있던 지방의회 의장 선거의 감표위원인 A씨는 투표 실시 전, 투표용지 감표위원 확인 도장을 날인하면서 누가 어떤 후보에게 투표했는지를 구별할 수 있게끔 투표용지에 미리 표시를 해뒀고, 이에 따라 A씨가 표시해 둔 그 투표용지로 사람들은 지방의회 의장 선거 투표를 하게 됐다.


검찰은 "A씨가 사람들 몰래 투표용지에 표시를 해둠으로써 비밀이 보장돼야 할 선거를 방해했다"며 그를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A씨는 자신이 표시해 둔 투표용지로 선거가 치러졌지만, 투표 과정에서 그 용지가 발각돼 이를 통한 선거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면, 선거라는 공무(公務)의 집행이 방해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표시해 둔 그 투표용지로 투표가 행해졌다면, 그 자체로써 선거 집행이 방해 받은 것이라고 본 것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회는 의원 중에서 그 의회의 의장과 부의장은 무기명투표로 선거해야 하며(제48조), 지방의회 의장은 회의장 내의 질서를 유지하고 의회의 사무를 감독해야 하므로 지방의회 의장 선거에서 각 의원들은 의장을 무기명투표로 선출하는 직무를, 의장은 무기명투표가 이루어지는 회의장 내의 질서를 유지하고 의장 선출 사무를 감독하는 직무를 집행(제49조)하게 된다.

 

재판부는 "무기명투표는 선거인이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를 제3자가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마련된 선거방식"이라며 "지방의회 의장 선거의 감표위원인 A씨가 투표용지에 사전에 날인을 해둠으로써 누가 어떤 후보에게 투표를 했는지를 구별할 수 있게 됐다면, 그 표시 행위는 무기명투표의 비밀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A씨의 표시 행위 후에 그 용지에 의해 투표가 행해졌다면, 그 자체만으로 의원들의 비밀선거에 의한 의장 선출 직무와 의장의 투표사무 감독직무를 위계로써 방해한 것"이라며 "나아가 의원들이 비밀성이 침해됐음을 알고 자신들의 소신과 다른 투표를 하게 돼야 만이 비로소 의원들 및 의장의 위 직무의 집행이 방해됐다고 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A씨가 표시해 둔 투표용지를 이용해 선거까지 완료가 되지 못했더라도 표시한 용지가 투표장에 배치돼 사람들이 투표를 하게 됐다면, 그 자체로 이미 사람들에게 오인·착각 등을 일으켜 선거 업무를 방해한 것에 해당된다는 취지다.

 

 

◇ 판례 팁 = 일반 공무집행방해죄는 형법 제136조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이 경우는 공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을 폭행 또는 협박하는 등 위력을 행사한 때에 성립된다.

 

한편, 위 판례의 경우와 같이 위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지만 위계로써 공무의 집행을 방해한 경우는 별도의 조문으로 규정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된다. 여기서 ‘위계’란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킨 뒤, 상대방이 이런 오인 등을 하고 있는 그 상태를 이용해 불법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 관련 조항

- 형법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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