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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대형버스 몰다 음주 면허취소…보통면허도 취소될까?

[the L] 면허는 '사람'에 대한 자격 부여…음주운전 제재 위해 그 사람이 취득한 모든 운전면허 취소하는 것이 맞아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자동차운전면허는 크게 1종과 2종으로 나뉘며, 그 중에서도 대형·보통·소형 등으로 분류돼 각각에 따라 운전할 수 있는 차종이 다르게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 2종 보통면허를 가진 사람은 1종 보통면허를 추가로 따야만 운전할 수 있는 차종이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소지하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경우, 그 사람이 가진 운전면허를 모두 취소해야하는지, 아니면 적발된 그 차종을 운전할 수 있는 면허만을 취소해야하는지가 문제된 대법원 판례(96누17578)가 있다.

 

A씨는 1985년에 취득한 제1종 보통면허와 1990년에 딴 제1종 대형면허를 가지고 있었다. 제1종 대형면허는 버스 운전이 가능한 면허로, 이를 통해 A씨는 1992년부터 통근버스 운전기사로 일을 해왔다.

 

A씨는 1995년에 소주를 마시고 대형승합자동차를 운전하다 앞범퍼 부분으로 옥외에 설치된 소화전을 들아 받아 40만원 상당의 수리를 요하는 재물 손괴를 하고, 다시 후진하다 뒷범퍼 부분으로 화단 담벽을 충격해 수리비 35만원의 재물 손괴를 했다. A씨는 사고 직후 도주 시도를 했지만 목격자들에 의해 붙잡혔다.

 

경찰서에서 사고 조사를 받던 중 경찰관은 A씨가 만취해 온몸에서 술 냄새가 많이 나는 상태이므로, 음주운전을 했다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 음주측정을 시도했지만 A씨는 1시간 동안 측정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경찰은 그가 도로교통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법에 따라 경찰청장의 이름으로 그에게 면허취소 처분을 했고, 그러면서 A씨의 제1종 보통면허와 제1종 대형면허가 모두 취소됐다.

 

A씨는 자신이 술을 먹고 운전한 것은 제1종 대형면허와 관련된 운전일 뿐, 제1종 보통면허와는 무관한 사고였음에도 자신의 면허를 모두 취소한 경찰청장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1종 대형면허로 대형승합자동차를 음주상태로 운전하다 사고가 나 면허취소를 하게 될 경우, 그의 제1종 보통면허까지 취소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일단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경우뿐 아니라 이를 취소 또는 정지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서로 별개의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제1종 대형면허를 가진 사람만이 운전할 수 있는 대형승합자동차는 제1종 보통면허를 가지고 이를 운전할 수 없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법원은 △자동차운전면허가 그 성질상 대인적 면허이고,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라 제1종 대형면허 소지자는 제1종 보통면허 소지자가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을 모두 운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 결과 재판부는 "제1종 대형면허의 취소에는 당연히 제1종 보통면허 소지자가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의 운전까지 금지하는 취지가 포함된 것이어서 이들 차량의 운전면허는 서로 관련된 것"이라며 "제1종 대형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을 음주운전하거나 그 제재를 위한 음주측정의 요구를 거부한 경우에는 이와 관련된 제1종 보통면허까지 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 판결로 A씨는 제1종 대형면허는 물론, 제1종 보통면허까지 모두 취소됐다.

 

 

◇ 판례 팁 = 위 판결문에서 대법원은 자동차운전면허를 그 성질상 ‘대인적 면허’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대인(對人)적 면허란, 면허가 운전을 하는 '사람'에 대해 운전할 자격을 부여하고, 운전을 허가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면허를 딴 사람은 그 면허에서 허용하는 종류의 차마는 다 운전할 수 있는 것이다.

 

 

◇ 관련 조항

-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①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제45조, 제47조, 제93조제1항제1호부터 제4호까지 및 제148조의2에서 같다)을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경찰공무원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를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운전자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

③ 제2항에 따른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하여는 그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

④ 제1항에 따라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5퍼센트 이상인 경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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