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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내무반 동료 헹가래치려다 바다에 익사…누구 책임?

[the L] 위험한 곳에서의 장난…누군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 예견할 수 있었을 것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위험한 장난이 사고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고는 충분히 당시 사람들로써 예견할 수 있던 것일 수도 있지만, 전혀 예상치도 못하게 찾아오기도 한다.

 

우연한 실수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은 과연 누가 지게 될까?

 

이와 관련해 과실로 다른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성립될 수 있는 과실치사죄의 성립 요건을 설명한 대법원 판례(90도2106)가 있다.

 

A씨와 B씨, C씨, D씨는 군 내무반 동료였다. 이들은 다른 부대원들과 함께 A씨의 전역기념회식 자리에 참석했다. 그러던 중 고참병이던 B씨는 장난삼아 A씨를 바닷물에 빠뜨려 깨끗하게 씻어주자고 제의했고, 다른 내무반원 9명이 이에 동조해 A씨를 둘러메고 바다 쪽으로 갔다.

 

이들이 도착한 지점은 암반 위로, 곧바로 수직 급경사의 바다가 이어지는 이끼가 많은 곳이었다. 심지어 이 날은 폭풍주의보가 발효 중이었지만 이들은 장난을 계속했다. 이들은 각각 A씨의 팔과 다리를 잡고 헹가래를 쳐 A씨를 바닷물에 빠뜨리려 했지만 A씨가 이를 완강히 거부하며 물에 빠지지 않으려 발버둥 치며 C씨의 멱살을 잡았다. 그러자 C씨는 멱살을 잡은 A씨의 손목을 비틀어 뿌리쳤고, 순간적으로 A씨를 미끄러운 바위 위로 떨어뜨렸다.

 

바위로 떨어진 A씨는 바다 속으로 빠졌고, 이 과정에서 A씨의 왼쪽 다리를 붙잡고 있던 D씨가 함께 끌려 들어갔다. 바다에 빠진 D씨는 파도에 휩쓸려 익사했다.

 

검찰은 B씨와 C씨 등 A씨를 헹가래치려던 내무반원들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D씨는 우리와 함께 A씨를 헹가래치려던 일행”이라며 “D씨가 바다에 빠져 사망하게 된 것은 우리와 상관없는 사고”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고인들을 과실치사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검찰이 기소한 과실치사와 관련해 "과실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하는 사람이 일단 의식적으로 행위했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인식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됐을 때는 우선 그 행위와 결과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하는 것"이라며 "행위한 사람이 그러한 결과발생을 당연히 인식하고,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정상의 주의의무를 태만히 해 결과발생을 인식, 예견하지 못하였다는 점이 과실범을 처벌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D씨의 익사 사고가 있던 장소는 매우 미끄러운 곳이었으며, 당시는 폭풍주의보가 발효 중이어서 평소보다 높은 파도가 치고 있던 상황이었다"면서 "이런 곳에서 B씨 등 여러 사람이 A씨의 손발을 붙잡아 헹가래를 쳐서 바다에 빠뜨리려고 하다 저항하는 A씨의 발버둥에 그의 발을 붙잡고 있던 D씨가 몸의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면서 바다에 빠져 사망한 것이라면, A씨를 헹가래쳐 바다에 빠뜨리려 한 행위와 D씨가 바다에 빠져 사망한 결과 사이 인과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미끄럽고 넘어지기 쉬운 암반 위에서 바다에 빠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저항하는 사람을 붙잡고 있던 이들은, 그들 중에서도 몸의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거나 함께 휩쓸려서 바다에 빠질 위험성이 있었음을 쉽게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봤다.

 

그 결과 법원은 피고인들의 행위와 익사 사고 발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으며, 당시 피고인들은 이런 결과 발생에 관해 예견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함께 헹가래치려던 일행 중 한 사람인 D씨의 사망에 대하여도 과실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 판례 팁 = 과실치사죄는 크게 일반 과실치사죄(형법 제267조)와 업무상 과실치사죄(형법 제26조) 2가지 종류로 나뉜다. 일반 과실치사죄의 경우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인데 반해, 업무상 과실치사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업무자'라는 신분과 업무 중에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많은 주의를 요한다는 점에서 업무상인 경우 처벌을 더 강하게 하는 것이다.

 

위 사례는 피해자와 가해자들이 업무 중이던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일반 과실치사죄가 적용됐다.

 

 

◇ 관련 조항

- 형법

제267조(과실치사)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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