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은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관리총괄 전무 등으로 성실히 업무를 수했했어야 했는데 신뢰를 배반하고 회사에 거액의 손해를 입게 했다"며 "이런 행위가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리본부장(전무) 등을 역임한 이씨는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건설 사무실을 자신이 운영하던 업체인 디에스온 소유 빌딩에 입주시키면서 시세보다 2배 이상 비싸게 임차료를 내도록 했다. 검찰은 그 결과 대우조선해양이 97억5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대우조선해양건설 입장에서 적정한 경영판단에 따른 임대료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며 검찰의 주장을 인정했다. 다만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피해 금액을 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이씨는 또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과 공모해 대우조선해양 오만 법인이 추진한 해상호텔 개조 사업에 추가 공사가 필요한 것처럼 계약서를 허위로 꾸며 지난 2012년 두 차례 316만7339달러(36억 1300만원)를 지급하도록 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창하)이 오만 법인의 고문이면서 증빙 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검증할 수 없는 자료를 제출해 추가 공사 대금을 받아 법인에 손해를 끼쳤다"면서 "다만 일부 금액은 계약 당시부터 예정됐던 추가공사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법원은 이씨가 법인 카드와 법인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또 회사 자금 26억여원을 캐나다에 살고 있는 형제들에게 빌려주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 디에스온 소유 빌딩에 아들이 카페를 차리도록 하면서 5억여원의 임대료를 받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이씨가 남 전 사장에게 공사도급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4억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디에스온 입장에서 대우조선해양과의 거래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고 남상태는 피고인의 편의를 봐준 것이 인정된다"며 "단순한 선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일반인들의 신청을 받아 집을 고쳐주는 내용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건축가로 등장해 이름을 알린 이 대표는 남 전 사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