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문재인 정부 경제민주화 공약…'스튜어드십 코드'?

[the L]13년차 금융전문 변호사가 말해주는 '자본시장' 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적폐청산이라는 권력기관 개혁 등과 함께 경제민주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주주권 행사 모범기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강조한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스튜어드십에 관한 기사가 연일 등장하고 있으며, 특히 '주주 행동주의'를 몸소 실천한 장하성 교수가 청와대 정책실장이 되면서 스튜어드십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도대체 '스튜어드십 코드'는 무엇인가?

스튜어드십 코드 "기관투자자가 회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투자자의 이익 도모하라는 행동규범"

'스튜어드십 코드' 일단 일반인에게는 용어조차 생소하다. 하지만 스튜어드는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로서 비행기 남자 승무원을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고 대저택이나 토지의 관리인으로 통하는 소위 집사, 대규모 공공 행사의 조직을 돕는 간사 등을 지칭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이 용어를 자본시장에 차용한 것으로 큰 금액의 투자자산을 맡아 운용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당해 투자자의 집사(Steward)로서 최선을 다해 투자자의 이익을 추구하여야 하며 이를 위한 행동규범이 스튜어드십 코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융위원회 주도로 2015년 3월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 위원회가 결성된 이후, 동 위원회는 수차례 공청회 등을 거쳐 2016년 12월 19일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최종안인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공표하였고, 2017년 6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제1차 해설서'를, 금융위원회는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법령해석집'을 각 발간 · 배포하였다.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은 7가지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기관투자자는 ① 수탁자로서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명확한 정책을 마련하여 공개하여야 하고, ② 이해상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해 효과적이고 명확한 정책을 마련하고 내용을 공개해야 하며, ③ 투자자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높일 수 있도록 투자대상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하며, ④ 투자대상회사와의 공감대 형성을 지향하되, 필요한 경우 수탁자 책임 이행을 위한 활동 전개 시기와 절차, 방법에 관한 내부지침을 마련해야 하며, ⑤ 의결권 행사를 위한 지침 · 절차 · 세부기준을 포함한 의결권 정책을 마련해 공개해야 하며, ⑥ 의결권 행사와 수탁자 책임 이행 활동에 관해 고객과 수익자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해야 하며, ⑦ 수탁자 책임 준수를 위해 필요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최근에 나온 금융위원회의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법령해석집'은 기관투자자가 투자대상회사와 경영활동, 위험관리 등에 관해 논의하면서 필연적으로 취득하게 되는 미공개중요정보를 다룰 때의 유의점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특히 '5% 보고 의무 제도'의 적용을 완화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5% 보고 의무 제도'는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주식 등을 5% 이상 신규 취득하는 경우 이후 1% 이상 변동시 그 날로부터 5일 이내에 보유상황 · 보유목적 등을 상세히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인데,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가 마치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비춰져 위 5% 보고 의무를 무조건 이행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하여 각 사례별로 유형화하여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과 '단순보유 목적'을 구별해 놓고 있다. 

'단순보유 목적'인 경우에는 보유상황 변동월의 다음달 10일까지 간소하게 보고하는데 그치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의 자산운용 전략이 노출될 위험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이와 같이 '5% 보고 의무 제도'에 대한 유권해석을 분명히 함으로써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목적으로 보인다.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될까?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현황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6월 현재 ㈜제이케이엘파트너스, ㈜이상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자산운용사가 코드에 참여하고 있고, 그 밖에 많은 자산운용사들이 참여예정인 것으로 나와 있다. 아직 연기금, 보험사, 자문사의 경우에는 참여하고 있는 업체가 없으며 국민연금의 경우에도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여부에 대한 연구용역이 계속 유찰되면서 올해 내 참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논의될 당시 재계에서는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며 도입을 반대하는 의견을 공동으로 내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는 새 정부의 핵심 정책 사안임과 동시에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1심 법원 판결이 내려짐으로써 스튜어드십 코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것 같다. 

그렇다면 재계에서도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나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성규범이라는 우리에게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행위규범이나 이는 법규로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제재를 가하는 일반적 법규범에 비해서는 구속력이 훨씬 약하다. 

원칙적인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 취지와 내용에 동의하여 원칙의 수용과 이행에 자율적으로 참여할 것을 천명한 기관투자자 등에 한하여 적용하는 것으로 어떻게 보면 자율규범에 가깝다(물론 이와 같은 이유로 실효성 확보가 어려우므로 자본시장법 등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 내용에 있어서도 기관투자자들로 하여금 의결권 행사를 포함한 경영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여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상생함을 모색하는 것이지 대주주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과 무조건적인 반대를 내용을 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과거처럼 기관투자자들이 회사의 운영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 상황이 가장 속편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몸집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기관투자자의 자금 비중이 기존 대주주들의 자금 비중을 훨씬 상회하고,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도 활발하다. 

이에 기관투자자들이 전문성으로 무장하여 투자대상회사와의 잦은 교류와 협의를 진행함으로써 자본시장의 활력을 높인다면 자본시장의 생산성도 높이고 참여한 당사자들 모두의 이익도 증대되는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법무법인(유한) 바른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도형 변호사는 한국증권법학회 이사, 금융보험법연구회 간사 등 금융·증권·자본시장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겸임교수(금융법실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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