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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이마트 노조, "무기계약직 차별 없애라" 소송···MBC 무기계약직은 '수당지급' 승소


'중규직'.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있다고 해서 '무기계약직'에 붙여진 이름이다. 계약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건 정규직과 같지만 월급 등 처우는 비정규직과 다를 바 없는 근로자가 무기계약직이다.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이 "정규직과의 차별을 없애달라"며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MBC에 이어 이번엔 이마트다. 무기계약직은 법원에서 사실상의 정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기업 입장에선 어떤 결론이 나든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들을 정규직으로 대우하라는 결론이 나면 인건비가 늘어나고, 비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 나오면 문재인정부의 '정규직 전환' 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이마트 노조는 지난달 무기계약직에 대한 차별시정을 요구하며 중앙노동위원회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무기계약직들이 임금과 승진 등 인사 면에서 정규직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는데, 이런 차별을 없애달라는 요구다. 또 이들은 무기계약직 가운데 주 40시간 미만 근무하는 단시간 근로자들에게 유급 병가와 회사 휴양시설 이용이 허용되지 않는 것도 문제 삼았다.

무기계약직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말한다. 현행 법상 기간제 근로자는 2년을 넘지 않는 기간 내에서만 고용할 수 있다. 만약 2년을 넘어가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 즉 무기계약직으로 자동 전환된다.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정년까지 일할 수도 있다. 이것만 보면 정규직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문제는 처우다. 무기계약직의 임금 수준은 공공기관을 기준으로 정규직의 50∼60% 수준에 불과하다. 승진도 어렵고, 임원은 꿈도 못 꾼다. 이밖에 복리후생에서도 정규직과는 큰 차이가 난다. 무기계약직이 '중규직' 또는 '준규직' '유사정규직'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런 무기계약직에 대한 차별 문제로 소송을 제기한 건 이마트 노조가 처음이 아니다. MBC 무기계약직 97명이 2014년 자신들에게도 정규직처럼 수당과 식대를 달라며 소송을 제기해 이긴 사례가 있다. 이들은 회사가 정규직에겐 가족수당과 주택수당 등의 명목으로 매년 수백만원의 수당을 나눠주면서 자신들에겐 한푼도 지급하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이들이 제시한 근거는 근로기준법 제6조였다. 근로자를 성별, 국적,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차별할 수 없다는 조항이다.

◇핵심은 '동일노동-동일임금'


서울남부지법은 지난달 10일 MBC 무기계약직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MBC가 무기계약직 97명에게 총 30억원 이상의 미납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MBC의 무기계약직은 채용 단계부터 직역이 결정되고 보직을 부여받을 수도, 직급승진도 할 수 없는 구조"라며 "근로기준법상 차별이 금지되는 '사회적 신분' 문제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대부분 부서에서 무기계약직과 일반직(정규직)은 동일·동종업무를 해왔다"며 "무기계약직에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는 근로기준법상 균등처우 규정을 위반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MBC 사건의 승소를 이끈 신인수 변호사(법무법인 여는)는 "이번 판결은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은 동일하게 대우한다는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며 "2년 이상 계약직으로 근무한 이들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본다는 법 조항은 2년 경과시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입법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마트 무기계약직 소송에선 어떤 결론이 내려질까? 이마트 무기계약직들이 그동안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해왔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마트 사측 관계자는 "그동안 무기계약직에 대해서도 근무시간당 임금을 공평하게 맞추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본인의 의사에 따라 주말만 근무하는 이들에까지 정규직과 똑같은 복지 혜택을 주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병한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지금까지 무기계약직을 둘러싼 소송의 쟁점은 주로 정년보장, 고용안정 등이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사이에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지, 즉 대우 등에서 불합리한 차별이 있는지 여부가 주된 쟁점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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