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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이루마씨(39)가 자신의 대표곡 '키스 더 레인'(kiss the rain) 등을 이용해 컴필레이션 음반을 낸 제작자 등을 상대로 음반 제작과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정만)는 이씨가 스톰프뮤직과 이 회사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씨는 2001년 김씨 등과 계약을 맺고 자신의 곡이 포함된 음반을 발매해 왔다. 김씨 등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아기의 감성지수를 높이는 피아노 태교음악', '숙면을 위한 음악' 등의 제목으로 컴필레이션 앨범 29개를 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음반 제작 방식이 문제가 됐다. 이씨는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김씨 등이 자의적으로 '태교음반', '자장가' 같은 제목을 붙여 제작·판매해 저작권과 인격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미 공표된 저작물은 타인이 적절한 재산상 대가를 지급한 뒤 이를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고, 그 타인이 이를 바탕으로 다른 형태의 창작물을 만들어 영리행위를 하는 것은 저작권법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작물의 내용과 형식을 직접 변경해 저작자의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그 해석을 원저작자와 달리 하는 것은 대가를 지급하고 저작물을 이용하는 사람의 자유이고, 문화발전을 위해 오히려 권장될 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