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 리포트

[CSI] 무학산 살인사건 해결한 결정적 단서는?

[the L] 국과수가 못 찾은 범인 DNA, 대검 과학수사부가 '피해자 장갑'에서 발견


무학산 등산객 살인사건을 기억하시나요? 50대 여성이 경남 창원시의 무학산을 오르던 중 살해된 사건이죠. 아무리 수사를 해도 단서가 없어 장기 미제 사건으로 빠질 뻔한 이 사건을 극적으로 해결해 준 건 피해자의 장갑에서 발견된 DNA였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건 2015년 10월27일 오후였습니다. 무학산에서 등산을 하던 50대 여성이 남편과 휴대폰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연락이 끊겼습니다. 남편은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은 580여명을 동원해 현장을 수색했습니다. 수색 결과, 무학산 정상 부근에서 목이 졸려 숨진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이 사건으로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죠.

피해자의 시체가 발견된 무학산 인근을 중심으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당시 경찰은 제보 전단 4000여장을 무학산 인근 등산로에 배포했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DNA 분석도 의뢰했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창원 시내에 설치된 4000여대의 CCTV를 찾아내 영상을 분석하고, 피해자 A씨가 직접 올랐던 등산로 인근 차량의 블랙박스를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딱히 단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찰은 휴대폰 기지국을 수사에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피해자가 사용한 휴대폰과 같은 기지국을 경유해 통화가 이뤄진 전화번호를 분석하는 방법이었죠.

경찰은 총 60만여개의 전화번호를 분석했습니다. 최종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기지국에서 총 4회에 걸쳐 통화내역이 확인된 B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다른 증거가 없었고, 해당 통화 내역을 결정적인 단서로 볼 수도 없었습니다.

고민하던 담당 검사는 피해자의 유류품에서 범인의 DNA를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이미 한차례 국과수에서 DNA 검출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긴 했지만, 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사는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에 피해자 유류품 17점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DNA는 머리카락의 색, 피부색, 키 등의 외모적 특징 뿐 아니라 식성, 학습 능력 등 유전자의 영향을 받아 나타나는 모든 특성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어떤 사람이 어떤 장소에 있었다는 것을 특정할 수 있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피해자의 장갑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DNA가 검출됐습니다. 해당 DNA와 일치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 DB를 검색한 결과, 다행히 C씨를 진짜 범인으로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막다른 길에 몰렸던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습니다.

C씨는 무학산에서 등산을 하고 있던 피해자를 강간하려다 반항하는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후 대구 지역으로 넘어가 절도 행각을 벌이다 구속된 상태였죠.

우리나라에선 2010년 7월부터 관련 법이 제정돼 특정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DNA 신원확인 정보를 DB로 구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덕분에 피해자 장갑의 DNA와 대조해 진짜 범인을 잡을 수 있게 된 거죠. 용의자로 몰렸던 B씨도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만약 피해자의 장갑에서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면, DNA 신원정보 DB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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