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433억원대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판부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은 변호인 선임계와 함께 항소이유서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에 제출했다.

이 부회장 측은 항소이유서에 1심에서와 같은 주장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를 '포괄적 현안'으로 보고, 이를 위해 '부정한 청탁'과 돈이 오갔다고 봤지만, 이 부회장 측은 경영권 승계 작업 자체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부회장 측은 또 최씨가 뇌물을 받고 박 전 대통령이 현안을 해결해주는 식으로 범행을 공모했다고 볼 근거도 부족하고, 설사 두 사람이 공모했더라도 이 부회장은 그런 사정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조만간 항소이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이나 이 부회장 측은 1심 소송 기록을 넘겨받았다고 통보받은 이후 7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특검 측은 지난 6일 소송 기록 접수 통지서를 받아, 13일 자정까지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특검 측은 앞서 지난달 항소장을 제출하며 법원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등을 무죄로 판단하고 구형량(징역 12년)보다 지나치게 낮은 형을 선고한 것은 사실과 법리오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양측이 항소에 나선 만큼 2심에서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특검법은 1심 선고 후 2개월 내에 2심 재판을 끝내도록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항소심 첫 기일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추석 연휴 직후에 잡힐 전망이다.